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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2765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포주 이야기
물의 무덤
쓸개
웅덩이
머리 없이 허리 없이
허리
머리
뒤에
해설: 죽음의 글쓰기_ 김태환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축축하고 허름한 방에서 비릿한 추억의 냄새를 맡아가며 천천히 죽어가는 게 마지막 남은 희망이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부터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존재라는 단어조차 내 삶에 존재하지 않은 채, 언어의 백치 상태 그대로 침묵 속에서 딱딱한 주검이 될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 글을 배우지 않았다면 나는 포주였다,라고 시작하는 이따위 글을 쓸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포주 이야기」
어느 날부터 어머니는 욕실 변기 대신 요강을 사용하고 있었다. 변기에 일을 보고 내리지 않는 것보단 차라리 요강이 나은지도 몰랐다. 요강에 든 것을 변기 안에 버리고 바지를 내렸다. 아랫비에 힘을 주며 그는 어머니의 배설물과 자신의 배설물이 섞이는 것에 이상한 쾌감을 느꼈다.
「물의 무덤」
어디로 가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자신에게 명령을 하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쓰러지고 말았다.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일러주는 척하며 어딘가로 기울고 있는 태양이 아무리 해도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라고 예언하듯 마지막 에너지를 힘겹게 소진시키고 있었다. 저주를 퍼붓는 태양 아래 널브러진 채 한 손으로 쓸개가 있던 자리를 더듬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주머니를 뒤졌다. 용기 안의 돌덩이를 꺼냈다. 이것이 지상의 유일한 너의 양식이다,라고 되뇌며 나는 돌덩이를 씹기 시작했다.
「쓸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