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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32025551
· 쪽수 : 340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 감정의 사회적 문법
1. 나도 모르는 나
2. 감정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3. 한국인의 마음 풍경
1장 모멸감,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1. 수치심의 두 얼굴
2. 모멸, 수치심을 일으키는 최악의 방아쇠
3. 치욕과 폭력의 악순환
4. 부끄러움과 부러움의 자본주의
5. 미소 뒤의 분노, 감정노동
2장 한국 사회와 모멸의 구조
1. 언어에 반영된 한국인의 정서 지형
2. 귀천에 대한 강박
3. 신분제의 붕괴, 신분의식의 지속
4. 위계 서열과 힘의 우열
5. 공동체의 붕괴, 집단주의의 지속
6. 인종주의와 콤플렉스
3장 모멸의 스펙트럼
1. 인간 이하로 취급_비하
2. 열등한 존재로 구분 짓기_차별
3. 비웃고 깔보고_조롱
4. 대놓고 또는 은근히 밀어내기_무시
5. 시선의 폭력에서 섣부른 참견까지_침해
6. 불쌍한 대상으로 못 박기_동정
7. 문화의 코드 차이_오해
4장 인간적인 사회를 향하여
1. 품위를 잃지 않도록
2. 문제는 감수성이다
3. 물리적 쾌적함, 생리적 청결함
4. 화폐의 논리를 넘어선 세계
5. 소수자들의 연대와 결속
6. 환대의 시공간
5장 생존에서 존엄으로
1.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2. 누가 나를 모욕한다 해도
3. 감정의 주인이 되려면
4. 행복감은 우월감이 아니다
맺음말
음악과 감정_유주환
1. 음악에 나타난 감정의 흔적
2. 현악 사중주를 위한 열 개의 단상, 모멸감이 나오기까지
연주자 약력
리뷰
책속에서
감정을 사회적인 지평에서 분석하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마음의 습관들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덩어리들을 폭넓은 시선으로 조망하면서 상대화하기 위해서다. 그것은 여러 사회의 습속이나 관행을 입체적으로 대조하는 문화인류학적인 렌즈와도 일맥상통한다. 당연시되는 감정이 일정한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마음의 습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정서의 얼개를 비판적인 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작업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행복을 도모하는 문화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감정의 차원에서 새롭게 구상할 수 있다.
모멸을 주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여러 가지 기준으로 열등한 집단을 범주화하고 멸시하는 통념이나 문화의 위력도 만만치 않다. 일부 소수의 ‘잘난’ 사람들만을 환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박대 또는 천대를 받는 듯 느낀다. 은희경의 소설 제목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응용하자면, 부유함이 똑똑함이 젊음이…… 나를 멸시한다. 아무도 대놓고 비웃지 않지만 열패감에 젖어든다. 누가 자기에게 손가락질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다. 은근히 깔보는 마음이 느껴진다. 자신도 그러한 시선에 자연스럽게 동의하면서 자격지심에 빠져든다.
모멸은 ‘정서적인 원자폭탄’이라는 비유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폭력이며, 평생을 두고 시달리는 응어리를 가슴에 남기기 일쑤다. 「올드 보이」나 「디스커넥트」 같은 영화에서 잘 묘사했듯이,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기억은 세상에 대한 증오 또는 자기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킨다. 억울하게 수모를 당했다는 피해의식은 다른 집단에 대한 맹렬한 공격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간 개인의 내면 그리고 사회에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어두운 심연이 있다. 매일 접하는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규모와 강도에서 차이가 있을 뿐 이유 없는 저주와 맹목적인 폭행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많은 경우 그 씨앗은 모멸감으로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