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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아닌 모든 것

기린이 아닌 모든 것

이장욱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5-04-30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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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아닌 모든 것

책 정보

· 제목 : 기린이 아닌 모든 것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7425
· 쪽수 : 292쪽

책 소개

"우리 시의 미래에 이장욱이 있었던 것처럼, 이제 우리 소설의 미래도 이장욱을 가졌다"(백지은)라는 평을 들은 지 2년, 이제 우리 소설의 '현재'가 된 이장욱의 두번째 소설집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목차

절반 이상의 하루오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
올드 맨 리버
기린이 아닌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
우리 모두의 정귀보
칠레의 세계
어느 날 욕실에서
이반 멘슈코프의 춤추는 방

작가의 말

저자소개

이장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4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잠 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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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혹시…… 도를 믿으시나요?
하루오는 여자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자신이 도를 믿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하루오는 자기도 모르게 빙긋, 웃음을 흘렸다. 여자도 하루오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가 그를 따라서 빙긋, 웃었다.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어쩐지 서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어진 듯한, 그런 기분이 된 것이다.
여자를 지나쳐 걸어가다가 하루오는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여자가 한 말이 영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물론 일본어도 아니었다. 발음으로 보아?하루오는 그 발음을 또렷이 떠올릴 수 있다고 했다?그것은 확실히 한국어였다. 자신이 아는 한국어라고는 김치와 불고기, 그리고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말뿐이라고, 하루오는 덧붙였다.
여자와 헤어지고 찬 공기가 흘러 다니는 거리를 걸어가면서, 하루오는 기이하게도 죽고 싶었던 마음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을 하루오는 이렇게 표현했다. 말하자면 그건, 나라는 존재가 5센티미터쯤 다른 세계로 옮겨진 것 같은, 그런 순간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정말 도를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절반 이상의 하루오」에서

나는 모든 면에서 현명하고 건전한 여자들이 태연하게 또 하나의 인간을 생산하는 걸 이해하지 못해.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이 결혼을 하고 수컷을 사랑하고 아이를 낳는다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야. 그 모든 것이 유전자의 명령과 사회적 압력의 결과인데도, 그걸 위대하고 신비로운 생명의 탄생 운운하며 과장하다니. 그 탄생의 ‘신비로움’을 애벌레나 구더기에게서는 못 느끼는 거, 구더기나 바퀴벌레의 신비로움은 상상하지 못하는 거, 그게 인간이라는 종의 특징이야.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에서

코인 세탁소라는 곳은 하나의 우주 같아. 이 세상이 코인 세탁소의 일부가 아닐까 그런 착각이 들 정도라니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모든 이들이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거야. 세탁소의 인류는 우선 빨아야 할 옷가지들을 세탁기에 넣어. 자동판매기에 50센트를 넣고 세제를 뽑은 뒤 옷 위에 뿌려. 25센트짜리 동전 여덟 개를 코인슬롯에 넣고는 세탁의 종류를 선택하지. 그리고 잡지나 텔레비전 따위를 보며 기다리는 거야. 25분 정도가 지난 뒤에는 옷가지들을 꺼내 카트에 넣고 이동해야 해. 축축한 옷가지들을 건조기에 주섬주섬 넣고 다시 20분을 기다리는 거지. 끝으로 커다란 더플백에 깨끗이 마른 옷가지들을 개어 넣은 다음 우주 밖으로 나가는 거야. 상상해봐, 전 인류가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표정으로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는 풍경을 말이야.
「올드 맨 리버」에서

아버지는 조용히 저잣거리로 돌아왔습니다. 늙은 어미의 집에, 내 할머니 말입니다만, 나를 맡겨둔 채 일을 나갔습니다. 공사장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도배 시다바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들이었죠. 아버지는 언젠가 말했습니다. 이 일들이 좋다. 이 일들은 단지 그것 자체일 뿐이다.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고 진실도 필요 없다. 사랑이니 열정이니 하는 것도 불필요하다. 그것이 좋다……
「기린이 아닌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에서

전시가 끝난 뒤 작품들을 철거하면 미술관에는 흰 벽에 불과한 민무늬 구조물만 남았다. 백색 패널로 된 벽은 구불구불하고 길고 하얀 미로를 이루었는데, 정귀보는 그 텅 빈 미로를 천천히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다. 같은 곳을 지나면서도 같은 곳인지 모르겠고, 다른 곳을 지나면서도 다른 곳 같지 않은 길을 그는 천천히 걸었다. 비가 내리는 날 아무것도 전시되어 있지 않은 그 미로를 거닐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깊은 상념에 젖어들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다소 감상적인 톤으로 이렇게 덧붙였던 것이다.
아아, 이것이 곧 인생이요 세계가 아닌가.
「우리 모두의 정귀보」에서

한번 연결된 사건들은 마치 스스로 생장하는 괴물처럼 모든 사건들을 잡아먹었지. 사건들은 문득 의미심장한 원인과 결과의 사슬로 이어졌다네. 우연이라고 생각하면 우연일 수 있는 사건들은, 그럴 수 없이 완강한 인과의 사슬 속에서 다시 태어났던 거야.
「칠레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자세로 앉거나 서 있지만, 가만히 보면 모두들 다른 세상에 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밀림에 사는 것은 똑같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처럼 말이죠. 누구한테 이 세상은 깊은 동굴이고, 누구한테는 가뭄 든 초원이고, 누구한테는 벌레들로 가득한 웅덩이 같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골똘히 사람들을 관찰하노라면 지하철도 흥미로운 우주가 되지요.
「어느 날 욕실에서」에서

제목도 상투적이고 내용도 보잘것없었지만, 그의 소설은 날개가 돋친 듯 팔려나갔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소설 속 어딘가에서 자기 자신을 보았다는 소감을 인터넷에 올렸다. 소수의 독자들만이, 책에서 만난 인물이 자신인지 아니면 자신이 증오하는 사람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적었다. 어떤 반대론자들은 이 모든 독후감들이 출판사의 마케팅이자 상술의 일환이며, 이반 멘슈코프라는 작가는 사실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비난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비난하는 이들조차 진심으로 멘슈코프의 진위를 의심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반 멘슈코프의 춤추는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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