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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7951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창 너머 겨울
라라네
목련정전(目連正傳)
근린(近隣)
나리 이야기
겨울 고원
백 일 동안
어느 작은
한밤
해설 미리 결정된 지옥에서_ 김형중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머니도 나도 실수한 게 하나 있었다. 우리는 아버지의 물건이 아니라 아버지의 시신을 불태웠어야 했다. 아버지를 덮고 있던 그 사상균(絲狀菌)들은 아버지의 관을 뚫고 나와 땅에 뿌리를 내린 게 분명했다. 어쩌면 내가 죽은 후까지도 이 지구에서 기세 좋게 살아갈 거였다. 선산을 볼 때마다 내 눈에는 보였다. 아버지를 먹어치우고 땅의 자양분을 받은 균사체가 선산을 점령한 채 나를 비웃는 것을._「창 너머 겨울」
유리는 무슨 일 때문인지 화가 치밀었고 탁상달력으로 라라의 머리를 두 번 후려쳤습니다. 라라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유리는 우는 라라를 안아주었습니다. 유리는 울음이 잦아든 라라에게 밥을 먹여주었습니다. 자신한테 맞아서 울고, 자신이 달래서 울음을 그치고, 결국에는 자신이 주는 밥을 받아먹는 라라를 보자 유리는 라라가 진정 자기 것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의 전율을 유리는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_「라라네」
참을 수 없이 텁텁한 공기가 모두를 둘러싸고 있다. 백중이 다가오면 마을을 덮치는 공기. 무덥고도 무거운 공기. 이제 백중날엔 김이 올라오는 백설기도 잘 익은 과일도 없다. 목소리가 좋은 이야기승도 없고 재를 올리는 스님도 없다. 모두가 떠났다. 불상 위로 거미가 오갈 뿐이다. 느닷없이 죽은 아이와 아내와 남편과 노모, 그들을 위한 추모가 있을 뿐이다. 한여름빛도 보름에 뜨는 달도 이 무거운 공기를 걷어가지 못한다._「목련정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