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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32028385
· 쪽수 : 292쪽
책 소개
목차
서문 넘쳐야 흐른다
1 자연은 낭비를 선택했다
딸꾹질 | 아기의 칭얼거림 | 수컷의 물건 | 키스의 진실 | 남자들의 수다 | 요리하는 남자 | 악수 문화 | 옥시토신, 기적의 호르몬? | 몸에 좋은 음식 | 소금의 재발견 | 소식과 장수 |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 거품예찬 | 새로운 계산법 | 발가벗긴 디엔에이 | 다윈과 월리스 | 비발디와 멘델 | ‘이상한 나라’의 진화생물학자 | 공룡과 용 | 「주라기 공원」 20주년 | 전설의 기원 | 믿음 엔진 | 인간 행동의 네 단계 | 본능의 빈자리 | 자연 본색, 인간 본색 | 나눔과 베풂 | 나아갈 진進
2 자연 본색, 인간 본색
개미와 인간의 시소 놀이 | 어순과 띄어쓰기 | 잔인한 계절, 봄 | 코끼리와 수신호 | 인간 유일? | 판 하빌리스 | 솔제니친과 개미 | 프레리도그의 파도타기 | 생물의 방어 | 나는 사회생물학자 | 바이러스 따위 | 살인 진드기? | 길앞잡이의 유혹 | 저음의 매력 | 남자의 품격 | 으악새, 너는 누구냐 | 뱀의 다리 |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는 동물들 | 위안과 감사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자유와 안전 | 알면 사랑한다 | 뿌리와 새싹 | 바이러스 스캔
3 알면 사랑한다
허파꽈리 수난시대 | 병에 든 물은 병든 물 | 압구정 하루살이 | 뎅기 바이러스 | 공회전 이제 그만 | 녹색 자연의 신비 | 아낙네 속살과 자작나무 | 침묵의 봄 | 생물다양성의 의미 | 세계평화의 날 | 거꾸로 가는 환경 교육 | 소행성의 날 | 소녀시대? 오리시대! | 생명 사랑, 다양성, 창발, 멋 | 에코뱅크 | 생명 특허 | 경제성과 생태성 | 고품격 복지와 웰빙 | 회초리와 마중물 | 땅 |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 생태선진국을 꿈꾸며
4 좋은 담은 좋은 이웃을 만든다
나의 서점관망기 | ‘인터넷의 역설’ | 고전과 창의성 | 날것의 에로티시즘 | 4′33″ | 파란 마음 하얀 마음 | 행복의 수학 공식 | 피카소처럼 살자 | 성공하는 입버릇 | 시작과 반 | 이기적 성공 | 끼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후회 없는 삶 |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 | 웃기고 자빠졌네 | 여울 | 아이큐와 입양 | 앎을 실천으로, 여성 리더 김옥길 | 대학의 미래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문과반 이과반 | 종합과학으로서 생태학 | 이론생물학의 길을 열다 | 인성교육의 자가당착 | 인간 프란치스코 | 기부 문화 | 소금쟁이 로봇
5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이다
사소한 규칙 | 복고풍 범퍼 | 폴리스와 CCTV | 독서 실종 | 무기력사회를 넘어서 | 신뢰와 칫솔 | 남쪽으로 튄 자유 | 88만 원 세대의 투표권 | 여론인가 연론인가 | 예언과 예측 | 축구 실력과 인구 비례 | 호칭 유감 | 조금만 비겁하게 | 여왕 김연아 | 달콤한 돈 | 덤살이 | 아리아드네의 실과 고르디우스의 매듭 | 역사 지능 | 개미나라의 단일화 | 지도자의 조건 | 창조경제의 떡밥 | 이매진 코리아 | 70년의 기적 | 부드러움의 힘 |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 | 일본의 각별한 남성 배려 | 전염성과 독성 | 웰빙과 웰다잉 | 연금의 진실 | 최영 장군과 김영란법 | 백벌백계 | 희망의 배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진화에서 거품은 기본이다. 자연은 스스로 지극히 낭비적인 삶의 방식을 택했다. 조개나 산호 같은 해양무척추동물들은 엄청나게 많은 알을 낳지만 그중에서 성체로 자라는 개체는 종종 1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다. 식물도 엄청나게 많은 씨를 뿌리지만 극히 일부만 발아하여 꽃을 피운다. 몸집이 큰 생물일수록 자식을 덜 낳지만 확실하게 기를 수 있을 만큼만 낳아 모두 성공적으로 길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무모하리만치 많이 태어나고 그중에서 특별히 탁월한 개체들만이 살아남아 번식에 이르는 과정에서 바로 자연선택의 힘이 발휘된다. 그 결과로 적응 진화도 일어나는 것이다.
그 옛날 원시시대 우리 조상들은 그저 본능대로 살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문명사회로 접어들면서 본능에 충실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겨났다. 기껏해야 작은 나룻배나 타던 시절에는 배가 뒤집히기 시작하면 지체 없이 본능적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점점 더 커다란 배를 만들어 타기 시작하면서 본능에 따라 살기 어려워졌다. 지능이 낮은 동물일수록 위기에 강하다. 자고로 침몰하는 배에서 쥐가 가장 먼저 뛰어내리고 쥐의 몸에 붙어 있던 벼룩이 그보다 먼저 뛰어내린다. 본능의 힘은 위대하다. 본능의 영역을 상당 부분 지능에 양도하는 바람에 위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어눌해진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은 다름 아닌 ‘학습’이다. 위기에 닥치면 논리적인 사고가 불가능할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것만이 본능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
진보의 개념은 목적을 내포한다. 하지만 생물의 진화에는 목적성이나 방향성이 없다. 생명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복잡한 생물들이 대체로 단순한 생물들로부터 진화한 것은 사실이나 모든 단순한 생물의 구조가 언제나 복잡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전보다 복잡한 생물들도 등장한 것이지 모든 생물이 죄다 복잡해지는 방향성을 지니는 것은 결코 아니다. 2002년에 타계한 하버드 대학교의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그의 저서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에서 진화의 역사가 궁극적으로 인류의 출현을 위하여 기획된 진보의 과정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는 만일 우리가 지구의 역사를 담은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찍는다면 마지막 장면에 인간이 또다시 등장할 확률이 얼마인가 묻고는 스스로 영(0)에 가까울 것이라고 대답한다. 인간을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운 것도 아니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울어댄 것도 아니다. 인간은 그저 우연의 산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