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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30265
· 쪽수 : 271쪽
책 소개
목차
Ⅰ
소리 /당나귀 /극장의 추억 /돌과 어울리는 사람 /오늘은 잘 모르겠어 /축복은 무엇일까 /독서의 시간 /아침의 안이 /카르마 /예술가들 /이별 씬 /실어증
II
축제 /말년의 양식 /어쩌라고 /형 /심보르스카를 추억하며 /섬살이 /멀리 떠나는 친구에게 /염천교 생각 /느림보의 등짝 /나는 시인이랍니다 /나는 이제 시인이 아니랍니다
III
사진들 /공통의 것 /끝나지 않았어 /하라, 파라, 플로렌시아 /좋은 밤 /허씨집 벤의 기도 /메아 쿨파 /갈색 가방이 있던 역 /피 /스물세번째 인간 /근육의 문제 /불모지에서의 발견들 /국가론 /연극 「감자와 장미」를 위한 시놉시스 /무정과 다정
IV
침들의 시간 /오늘의 야구 /미래의 여보 /엔트로피 길들이기 /잃어버린 10년 /대유행 /천도재 이후 /강아지 이름 짓는 날 /다시 아버지를 생각하며 /복화술사의 구술사 /고통 여관의 마지막 일지
V
마치 혀가 없는 것처럼 /브라운이 브라운에게 /리던던시
부록|당나귀문학론 - 볼프강 에젤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생각한다
온갖 종류의 이별에 대해
모든 이별은 결국 같은 종류의 죽음이라는 사실에 대해
[……]
키스하고 싶다
이별하고 싶은 것과 무관하게
나는 천성 바깥에서 너와 함께 일생을 헤맬 것이다
돌아가고 싶다
떠나가고 싶은 것과 무관하게
―「독서의 시간」 부분
언제나 훈계조인 너의 키스
나는 입술로 듣고 혀로 이해할 뿐
당신은 후회가 너무 많군요
그것은 내 탓이 아니다
늙어가는 눈동자 너머에 사는
늙지 않는 선수 탓이다
도무지 포수를 믿지 않는 투수처럼
너는 나를 보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너와 나 사이에 파탄이 파다해진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가, 그러나
오늘은 오늘의 야구에만 몰두하자
―「오늘의 야구」 부분
죽음은? 죽음은 시간의 몫이 아니다. 그의 몫도 아니다. 죽음은 그저 죽음의 몫이다. 그는 죽음에게 얼마를 빚졌는지 모른다. 죽음은 어느 날 그를 찾아와 그에게 언제까지 얼마를 되돌려줄 수 있는지 묻지도 않고 단번에 큰 낫을 휘둘러 그의 목을 칠 것이다. 그때 시간도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는 상상만으로도 통쾌하다. “시간이여, 나는 이제 두통도 사라져 편안히 관 속에 누울 수 있지만 너는 누울 곳 하나 없구나. 내 머릿속에다 평생 허방을 판 원수 놈아.”
―「복화술사의 구술사」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