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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432499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5-06-12
책 소개
목차
1부 어떤 삶이 어떤 삶으로부터
쓰지 못했다
삶은 나의 일
섬망
네가 봄에 써야지 속으로 생각했던
유린
나타나다
오해 28
엉터리 사랑
북, 꿈
밤 산책
책에 따라 살기
망원
나는 나의 아버지
다정하고 따사로운
몽상가
2부 아니면 반대 아니면 안녕
각자의 개
말들의 정원
말들의 묘지
하나 빼기
빙하기
나의 신은 너의 신이 아니다
키스를 하자
그리고
내가 다시 기도를 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골격
풍장 생각
화이트 노이즈
3부 서로의 안녕을 모르는 일
질투는 나의 힘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은 쪽으로
재회
스물
말년의 양식 2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부잣집 아이
나의 얼음 마녀를 떠올리며
세계 시의 날 다음 날
유서체의 전설
문학 공동체
쿠오 바디스 도미네
산문
산책 다녀왔으니 이제 시 쓰자
발문
그을린 감정 속에서 써 내려간 문장들에 부쳐 / 이제니(시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발문_이제니(시인)
『네가 봄에 써야지 속으로 생각했던』은 지금 이 자리에서, 그리고 앞으로 도래할 모든 봄의 자리에서 읽혀야 할 시집이다. 그는 슬픔과 절망을 견디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대신 그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그것들과 함께 살아나가는 또 다른 방법을 상상하게 한다. 시대의 상흔을 숨기지 않고 드러냄으로써 우리 공동체가 겪은 고통을 그만의 방식으로 증언한다는 것. 인간다움과 연대의 가능성을 공동체의 이름으로 제시한다는 것. 이 시집은 한 시인의 사적인 되새김이자, 시대의 언어이고, 우리가 끝내 붙잡고 싶었던 말들의 생존 기록이기도 하다. 간신히 말이 도착한 자리, 그 자리에 서 있는 그을린 예술로서의 언어의 장소. 말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도 언젠가는 말해야 한다는 다짐, 그리고 그 다짐을 실천에 옮긴 용기의 잔상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 걸음의 속도로, 그 걸음의 굳건함으로, 오늘의 위태로운 현실 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또다시 돌아올 봄을 향해. 언젠가는 도착할 한 줄기 빛을 향해.
“나는 내가 저지른 죄만 기억한다
나는 내가 모르는 타인일 때에만 선한 인간이다
삶이 내 속에서 말한다
살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
우리는 함께 먼 곳으로 흘러가야 한다
나는 침묵 속에서 살아간다
나의 일은 살아가는 것
내가 모르는 먼 곳으로 나를 떠나보내는 것이다”
─「삶은 나의 일」 중에서
“우리가 생존자였음을
우리가 주저앉아 통곡하며
가슴을 치던 이곳에서
순한 사람들이 살아남았음을
나중에 기억할 수 있도록
이제 베개를 거둬줘
고요히 아주 고요히
비단결 스치는 소리도 내지 말아줘
어젯밤 꿈속의 악마가
다시는 내 곁에 눕지 못하도록”
─「섬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