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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6380
· 쪽수 : 737쪽
· 출판일 : 2020-07-01
책 소개
목차
제1장
제1일/제2일/제3일/제4일/제5일/제6일/제7일/제8일/제9일
제2장
제10일/제11일/제12일/제13일/제14일
제3장
제15일/제16일/제17일/제18일/제19일/제20일/제21일/제22일
제4장
제23일/제24일/제25일/제26일/제27일/제28일/제29일/제30일/제31일/제32일/제33일
제5장
제34일/제35일/제36일/제37일/제38일/제39일/제40일
이삭줍기 얘기
주
해설 / 육조어론_김인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드디어 나는, 죽음 위에 정박한 작은 배로구나. 죽음이여, 그러면 내게 오라. 내가 그대 위에 드리운 그늘을 온통 밤으로 덮어, 그 그늘의 작은 한 조각을 지워버리도록, 육중한 어둠이여, 이제는 오라, 까마귀들로 더불어, 그러면 오라.
공문(空門)의 안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뜰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수도도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살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중(俗衆)도 아니어서, 그냥 걸사(乞士)라거나 돌팔이 중이라고 해야 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그 영봉을 구름에 머리 감기는 동녘 운산으로나, 사철 눈에 덮여 천년 동정스런 북녘 눈뫼로나, 미친년 오줌 누듯 여덟 달간이나 비가 내리지만 겨울 또한 혹독한 법 없는 서녘 비골로도 찾아가지만, 별로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라도 갈증이 계속되며 그늘도 또한 없고 해가 떠 있어도 그렇게 눈부신 법이 없는데다, 우계에는 안개비나 조금 오다 그친다는 남녘 유리(?里)로도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