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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0530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2-09-30
책 소개
목차
팬티
어느 날 거위가
귀경
숨통
파도를 보는 일
점심 같이 먹을래요?
우리 집에 놀러 와
좋아질 거예요
해설 | 이상한 나라의 ‘웃픔’· 이지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게 정말 각자의 취향이라고 생각하세요?” 옆집 여자가 밥그릇에 담긴 커피를 홀짝였다. “유튜브 3억 뷰를 찍지 않았어도, 또 다른 BTS네 뭐네 화제에 오르지 않았어도 이랬을까요? 다들 그럴듯한 말에 속는 거예요. 그게 진짜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옆집 여자가 커피에 입김을 불었다.
“그래도 반대로 생각하면……” 강상미가 중얼댔다.
“저기 걸린 티 팬티를 생각하세요.” 옆집 여자가 현관을 지나 강상미 집 너머에 있을 단풍나무를 가리켰다. “저기 팬티가 걸렸다고요.”
강상미가 옆집 여자에게서 시선을 돌려 베란다를 바라보았다. 커튼 사이로 보이는 유리문에 그녀가 비쳤다. 강상미는 어둡고 흐린 공간에 파묻힌 자그마한 노인을 마주했다. 「팬티」
말을 멈추고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바닥에 목을 늘어트린 닭다리가 엉덩이를 씰룩이며 울었다. 그아하–
아내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꿈틀거렸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만해?” 아내가 키득거렸다. “진짜 사람 같잖아.”
아내를 따라 웃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카운터 아래 있는 손수건과 종잇조각이 떠올랐다. 분명히 봤어요. 와사비의 목소리도 들리는 듯했다. 「어느 날 거위가」
김수민이 최고의 실험체였던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복부를 둘러싼 살과 큰 흉부 때문이었다. “두꺼운 피하 지방, 큰 폐와 폐활량, 높은 미오글로빈 수치, 낮은 골밀도를 보면 마치 이 실험을 위해 태어난 아이처럼 느껴진다.” 책임 연구원의 말이 여러 신문과 방송에서 인용되었다. 김수민은 2년 동안 세 차례 수술을 받았고 열여섯 살 봄, 포근한 바람이 부는 날에 포항 구룡포에서 바다로 들어갔다. 「숨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