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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376251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6-01-27
책 소개
목차
1부 집 007
2부 굴 037
3부 산 237
작가의 말 25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여긴 멀쩡한 사람이 없네요. 인생 망한 사람만 모인 곳이네.”
“ 왜 그렇게 얘기해요. 나만 망했지, 다 잘 지내다 나가기로 했잖아요.” 혜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 잘 지내다 나가요? 알코올중독에, 살인에, 부모 돈으로 불법 영업하고 코인하고, 그게 되겠어요?”
선우가 계단에 뒤엉킨 빛과 그 위에 선 혜원을 돌아봤다.
“ 잘될 거라는 말…… 난 믿은 적 없어요. 여기까지 와서 숨어 사는 인생인데, 뻔하잖아요.”
“여기가 그렇게 힘들기만 하진 않아. 익숙해지면 여기만 한 데도 없다니까. 다른 사람 신경 안 써도 되고 이렇게 산다고 손가락질받을 일도 없고 그냥 내 몸만 좀 고단하면 되거든. 그 래서 오래 머무는 사람도 많아. 차라리 몸이 괴로운 게 낫다는 거지.” ― 92쪽
한 달치만 먼저 내려고 했는데 봉투 속 현금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 준비해온 6개월 치 보증금을 모두 내놓았다.
“그래도요.” 주호가 느릿하고 분명한 발음으로 말했다. “여기서는 마음껏 할 수 있을 거예요.”
“예? 뭘요?” 선우가 물었다.
“뭐든, 선우 씨 하고 싶은 거요.”
“이제 어떻게들 살, 살 거예요.” 선우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글쎄…….” 영수가 몸을 웅크린 채 중얼거렸다.
“또 찾아봐야죠.” 재경이 말했다.
“잘될 거예요, 다들.” 혜원이 덧붙였다.
그들이 말없이 산 아래를 굽어보았다. 산봉우리 너머 저 멀리 점점이 찍힌 빛이 보였다. 도로에 토사가 쏟아지고 전기가 끊기고 집이 무너지는 가운데에도 잠기거나 부서지지 않은 집과 차, 가로등이 있었다.
“연락이라도 하고 지냅시다.”
주호의 말에 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