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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1476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3-04-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밝은 교신/페트병/갈대/폭포의 시/봄 현수막/솔방울/산 넘어가기/산 넘어가기의 성찰/바위/블루 콤마/조협皁莢/종이컵들/비닐봉지/대비사/유리 바다/가비야운, 나비/마스크/틈만 나면/최소 2미터 거리를 유지해주세요↑/우포늪/송사리의 노래
2부
분꽃/민들레 골목의 시/겨울새/개/제비꽃/방천시장/문학관/숟가락/해안/빨간 건물/‘마주 보고 있는 사슴’에게 질문하다/푸른 문
3부
가창댐 아래서/가창댐/구절초/파문/제비꽃 역사/세워지다/호명 1/호명 2/서로/코리아의 시/자장가/5월/두툼한 손
4부
누워 있는 여자/불탄 뒤/금붕어/패랭이꽃/통영/푸른색/낙화에 대하여/손/여뀌꽃/봄/마애란磨崖蘭/직지사/정취암/이별이 있고 나서 무성해졌다/입원 중
5부
뒤늦은 처음/서울, 더 그레이/산딸나무 일기/낯선, 시/시선의 기척/수니
해설
응시의 풍경과 음지陰地의 시학·김문주
저자소개
책속에서
말라빠진 약성藥性.
달콤한 시럽을 밀봉한 채 납작하니 뒤틀린 사상의 봉투가
바람 속에 내던져져 있다.
미래의 답장은 당연히 올곧게 선 나무로 무성해진 소식이겠지만
그 시작이란 게 저렇듯 얇은 질문의 꼬투리에 불과하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 센 모성母性으로부터 쫓겨나
바람 속에 내버려진 열매의 답서를
우체통에 편지를 넣듯이
나의 뒤뜰에 심는다.
―「조협皁莢」 전문
틈만 나면,
찻길과 인도의 감전感電으로 피워낸
제비꽃들이 바람에 왁자지껄하다.
마스크 쓴 사람들이 묵묵히,
자신들도 모르게 그 선 밟은 채
버스를 기다린다.
그게 무에 그리 위험한지
버스보다 먼저, 기우뚱거리며
질병 관리 본부의 방역차가 달려와
또 소독제를 뿌린다.
―「틈만 나면」 전문
갈라져서야 서로 불러대면 귀가 난청이 되지만
서로의 시선들에 사뭇 틔어 있기에,
우리 사이 철조망이 자라도 바람에 비에, 서로의 숨결에 뿌리 내리지 못하고
녹슨다네.
바람아 흔들어보아라.
서로 넘나드는
번역 안 해도 되는 푸나무와 바람의 말로, 사뭇
틘 귀와 눈 서로 철조망 통하기에,
아직
우리네 사랑은 아는 도둑처럼
속지 않고 서로 훔친다네.
―「서로」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