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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93745
· 쪽수 : 96쪽
· 출판일 : 2023-08-18
책 소개
목차
개정판 시인의 말
밖/폭우/눈과 코와 입이 보이지 않고/그는 언제나 광고지를 펴든다/상처 1/그의 구두는 검다/안 1/안 2/안 3/북풍의 달/푸른 눈/유리 속의 폭풍/낮아진 산/흐르는 두 얼굴/달/박제/꽃나무/시/배추밭머리/나는 망가진/부활/아무도 말하지 않는다/새 아침이 쉽사리 오고/내던져진 풍경/상처 2/바다/연둣빛 소녀/잠/붉은 벽보/높은 집/잠드는 것이 무서워/초록의 길/아무도 탐내지 않는다/나는 마시는 물의 깊은 아래쪽을 기웃거린다/자살/시여, 몹쓸 것/나는 밖으로/푸른 시간/야외 소풍 1/야외 소풍 2/야외 소풍 3/야외 소풍 4/야외 소풍 5/바다는 잠깐 동안 비애가 아니다/또다른 길/가랑비야, 한국 시를 찬양하라/마른 풀밭/금빛 잠자리/그래, 길이 있다/아름다운 길/6월 바람/투신/비진도/모닥불/날아오르는 명태/흑곰/백두산/용정 가는 길/천안문/밖으로/가벼운 물/서시
저자소개
책속에서
더위에 나가 앉은 가슴 위로
구름 그늘이 지나간다. 어둡게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친구는 잡혀가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그 친구는 소리치면서
끌려갔다. 그들은 방패로 얼굴을 가린 채
개처럼 친구를 끌고 갔다.
사기그릇엔 푸른 김치와
붉은 고춧가루가 빛나고, 더위 속
돼지고기 굽는 연기가 우리의 눈을
질금거리게 한다. 안온한 허기를 사기그릇에 비비면서
드는 수저. 수저를 핥는 붉은 혓바닥의
그 검음. 부끄러워라, 식욕은 왜 검은빛일까.
창밖에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가고
빗소리가 사기그릇에 어린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물을 마실 때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하석,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