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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한국철학 > 실학
· ISBN : 9788932322537
· 쪽수 : 308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_ 낭환집 서문(蜋丸集序)
2 까마귀는 검지 않다_ 능양시집 서문(菱洋詩集序)
3 참된 배움의 길_ 북학의 서문(北學議序)
4 지금 이곳, 조선을 노래하다_ 영처고 서문(嬰處稿序)
5 비슷한 것은 참되지 않다_ 녹천관집 서문(綠天館集序)
6 눈과 귀를 믿지 말고 명심(冥心)하라_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7 진실은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_ 상기(象記)
8 도로 눈을 감아라_ 환희기후지(幻戲記後識)
9 열녀 이데올로기의 음모_ 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
10 의리를 다시 묻다_ 백이론(伯夷論) 상(上)
11 친구는 제2의 나다_ 회성원집 발문(繪聲園集跋)
12 새벽달은 누님의 눈썹 같았네_ 백자증정부인박씨묘지명(伯姊贈貞夫人朴氏墓誌銘)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연암은 전혀 이질적인 대상을 하나로 연결할 줄 알았고 지극히 작은 것에서 지극히 큰 것을 보았다. 천하를 두루 보는 석가여래와 전혀 보지 못하는 소경이 평등한 눈을 갖추었다고 하여 같은 속성으로 묶는가 하면, 사람들이 버리는 기왓조각과 가장 더러운 똥이 진짜 굉장하고 볼만한 장관이라 주장한다. 까마귀의 검은색에서 다채로운 색을 발견하고 말똥과 여의주를 동등하게 본다. 그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일상의 하찮고 비루한 사물에서 새로움을 발견해내는 창조자의 안목을 지닌 사람이라 하겠다.
연암은 존재의 평등을 지향하되 궁극적으로는 쓸모없는 존재, 소외된 인간의 편에 선 사람이다. 중심 가치가 권력이 된 사회에서는 주변적인 존재는 발언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인간은 보이는 대로 보고, 보고 싶은 것만을 보기에 반대쪽은 언제나 소외되고 가려져 있다. 그러나 연암은 숨어 있는 것, 작은 존재에 관심을 둔다. 연암이 주목한 것은 말똥이었고 보이지 않는 ‘사이’였다. 겉으로는 대립하고 있는 양편을 두루 보자고 말하지만, 정말로 말하고 싶었던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곳, 지금 사회가 좋다고 여기는 것의 반대편에 있는 말똥을 제대로 보자는 것이었다. 연암은 말똥구리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중심에서 소외된 존재의 편에 서고자 했다. 그리하여 중심과 주변, 귀한 것과 천한 것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기를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