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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32323992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4-12-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8
1장 농업의 기원으로 보는 자연과 문화19
에피소드 1 두초의 에덴동산
2장 고대 세계의 주요 제국들 45
에피소드 2 니시아카시에서 맛본 아카시야키
3장 중세의 맛 99
에피소드 3 커피와 후추
4장 콜럼버스의 교환인가, 세계의 재창조인가 143
에피소드 4 김치 이전 세상
5장 음료, 사교 모임, 그리고 근대 173
에피소드 5 스피릿 세이프
6장 식민지와 카레 211
에피소드 6 파나마에서 찾은 정통 커피
7장 음식 산업혁명 239
에피소드 7 아이스박스
8장 20세기 식습관, 또는 불만족스러운 대용량 식품 269
에피소드 8 브리콜라주
9장 다른 방식으로 먹기 301
에피소드 9 메뉴판에서 만난 넴
맺음말 326
감사의 글 333
주 335
참고문헌 347
리뷰
책속에서
음식을 향한 욕망은 끝이 없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몸이 느끼는 식욕이 짐승들이나 가지는 ‘하찮은’ 욕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인간의 식욕은 음식과 인간이 맺고 있는 관계의 핵심이다. 우리는 우리가 느끼는 식욕을 곱씹어 보고 마음껏 채워보면서 우리와 음식 간의 관계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음식을 연구하는 데 개인의 경험은 아주 중요한 도구다. 다른 욕구와 마찬가지로 배고픔과 목마름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 맛만 보고서는 알아낼 수 없는 음식에 담긴 이야기들이 있다. 설탕은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지만, 그 쾌감이 한때 식민지 플랜테이션에서 사탕수수를 심고 수확했던 노예들의 이야기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고대 제국의 일부 상류층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로마인은 정복한 지역의 식문화를 야만적이라 여겼지만, 연회석에서는 그 ‘야만적인’ 요리를 차려내 지배자의 힘을 과시하는 용도로 활용했다. 당연히 상류층은 소작 농보다 훨씬 다양한 요리를 접할 수 있었고, 자신들의 부와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해 연회를 열어 서로서로 대접했다. 페르시아의 상류층은 하인에게 저 멀리 하천까지 가서 귀한 허브를 구해 오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로마에서와 마찬가지로 노예가 왕족이 즐기는 얼음 간식을 구하기 위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눈을 가져오기도 했다.
유라시아의 온대 지역에 속했던 로마와 중국 제국에는 특유의 기후 덕분에 다양한 동식물이 존재했다. 로마의 지중해는 서로 다른 정치 집단이나 문화 공동체가 끊임없이 정복, 이동, 융합, 통합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을 제공했다. 하지만 중국의 강, 협곡, 산맥은 모든 지역을 독립적으로 구분 지었다. 중국 북부와 남부의 기후는 아주 달랐다. 북부는 시원하고 건조한 반면에, 남부는 덥고 습했기에 하나의 작물이 중국 전역에 퍼져서 재배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중국 제국은 여러 지역 공동체를 하나로 통합하려고 노력했다. 서양에서도 익숙한 광둥, 쓰촨, 후난, 산둥 등의 지역 공동체 명칭은 아직도 중국 요리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