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2474458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1부
2부
3부
4부
작가의 말
개정판을 내며
그 후의 이야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오늘도 서점엘 간다.
일이 있어도 가고 없어도 간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도 가고
책을 사기 위해서도 가고
그냥 야채 김밥이 먹고 싶어서도 간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작은 희망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스스로를 위로할까.
그럴 때도 나는 서점에 간다.
참 신기하죠.
내 고민엔 갈피를 못 잡고 허우적대면서
남의 고민을 들으면 해답이 너무도 선명히 보이고
내 집 대청소를 할 땐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데
남이 집 정리하는 거 도와주러 가면
너는 어떻게 그렇게 정리를 잘하냐는 소리를
들으니 말이에요.
그러니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고
가르쳐 줄 수도 없으며
가르치려 든다면 오히려 웃길 듯한
하여
결국엔 스스로 터득할 수밖엔 없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 보는 법.
자기 자신과 가능한 불화 없이 함께 잘 살아가는 법.
사랑하니까 이해하게 되는 것인가, 이해를 주고받다 보니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인가.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건 정말 중요한 게 아니다. 단지 사랑에 있어서 이해라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나를 명동 중앙극장으로 이끌어 함께 [렛 미 인]을 보았던 사람은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우리는 당시 막 사랑을 나누기 시작하던 참이었는데, 그때부터 헤어지던 날까지 우리가 주고받았던 것은 결국 서로에게 자신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끝없는 과정들의 연속 외에 다른 게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은 열렬하였으나, 어리고(?) 서툴렀던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서로에게 자신에 대한 이해만을 구하다 결국엔 서로 또 다른, 더 새롭고 더 깊은 이해를 찾아 떠나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아, 우리가 상대를 이해하는 연습이 조금만 더 잘 되어 있는 상태에서 만났더라면. 조금만 더 성숙했을 때 서로를 알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