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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2912905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4-06-05
책 소개
목차
조반니의 방
작품 해설 - 배반의 입맞춤(전승민)
옮긴이의 말 - 이방인만이 목격할 수 있는 진실들
제임스 볼드윈 연보
리뷰
책속에서
땀에 젖은 조이의 갈색 몸은 내가 본 그 어떤 피조물보다 아름다웠다. (......) 내 몸뚱이가 갑자기 징그럽고 무지막지하게 느껴졌고 내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욕망은 기괴망측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겁이 났다. <조이는 남자잖아.> 이 생각이 점점 명료하게 떠올랐다. 그러자 갑자기 그의 허벅지와 팔과 느슨하게 말아 쥔 주먹에 깃든 힘이 눈에 보였다. 그 힘, 미래 그리고 신비 때문에 갑자기 겁이 났다. 그 몸이 갑자기 시커먼 동굴의 입구로 보였고, 그 안에서 나는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 미쳐 버리고 남성성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의 중대하고 결정적인 순간을, 다른 모든 순간들을 바꿔 놓은 단 한 순간을 찾아내려다 보면, 거짓된 신호들과 느닷없이 잠겨 버리는 문들로 이루어진 미로 속을 숨 가쁘게, 고통스럽게 헤매게 되기 마련이다.
일단 에덴동산을 나오고 나면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선택지는 단 두 가지뿐인 것 같다. 그곳을 기억하거나, 아니면 잊거나. 기억하는 데에는 힘이 들고, 잊는 데에는 또 다른 종류의 힘이 들며, 둘 다 하려면 영웅적인 힘이 필요하다. 기억하는 사람은 순수의 죽음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그 고통 때문에 광기에 빠져들고, 잊어버리는 사람은 또 다른 종류의 광기 ─ 고통을 부정하고 순수를 증오하는 광기에 빠져들고야 만다. 이 세상은 기억하는 광인과 잊어버리는 광인으로 크게 나뉘고, 영웅은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