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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91618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3-06-1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날 난 세상의 왕이었어. 난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했고, 사람들은 내게서 눈을 떼지 못했어. 계집애들은 꺅꺅 소리를 질러 댔고, 나는 술을 마시고 침을 뱉었어. 난 그 빌어먹을 도시 리버풀을 잠에서 깨워 놓을 작정이었지. 연주를 한 후에 우린 모두 함께 모였어. 친구 중 하나인 이반이 날 만나러 들렀는데, 애송이 하나를 데리고 왔더군. 참하게 생긴 꼬마였어. 난 잠시 그들을 쳐다보고만 있었어. 이반이 이렇게 말했어. 「너한테 누군가를 소개해 주고 싶어. 이름이 폴이야.」 그러자 그 폴이 〈폴 매카트니〉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내게 손을 내밀더군. 그렇게…… 폴이 내 삶 속으로 들어온 게 거기였어. 운명이 은총으로 날 간질인 것도 거기였고. 내가 폴 없이도 그렇게 멀리까지 갈 수 있었을까?
피트는 마치 유산된 아이 같았어. 우리는 출산 직전에 그를 퇴출시켜 버렸지. 그는 장장 3년 동안 우리와 함께 연주를 했어. 그런데 첫 음반이 나오기 며칠 전에 팽당한 거야. 어느 누구도 감히 피트와 마주 보고 그 말을 할 수가 없었어. 난 그게 부끄러워. 하지만 록이란 건 개자식들의 집단이야. 우린 브라이언을 전쟁터로 보냈어. 브라이언 말로는 피트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하더군. 피트는 완전히 넋이 나갔는지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지도 않았어. 이유도 설명해 주지 않고, 동고동락한 동료를 그런 식으로 버리는 게 너무 마음 아팠나 봐. 내가 말을 했어야 했어. 내 그룹이었으니까. 하지만 난 언제나 비겁했어. 언제나 책임을 피했지.
주방장은 내가 요리에 손을 대지 않아 의기소침해했어. 난 그의 경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손님이었거든. 나와 관련된 것이면 뭐든 기괴할 정도로 중요해졌어. 모르긴 해도, 그는 밤새 자기 마누라한테 이렇게 반복했을 거야. <그것 참, 결국에는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더라니까.> 이튿날 아침 그는 우리 스튜디오로 딸기 소스를 곁들인 아스파라거스 요리를 배달시킬 수도 있었어. 이렇게 적힌 작은 쪽지를 끼워서. <오늘은 배가 고프시길 희망하며.> 그러고는 이렇게 서명했을 거야. <당신의 가장 열렬한 팬이.> 그들은 모두 이렇게 서명을 해. 그래서 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제발, 누가 가장 열렬한 팬인지 자기네끼리 합의를 봤으면 좋겠어. 보다시피,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타락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