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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88932917429
· 쪽수 : 592쪽
· 출판일 : 2016-01-30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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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노부인은 한 손으로 보행기를 움켜잡고, 단호한 모습을 갖추려고 하면서, 지팡이를 바구니 옆에 걸었다. 이제 막 은행을 털려고 하는 79세의 노부인일수록 당당함이 필요하다. 몸을 곧게 세우고 모자를 푹 눌러 이마를 가린 채 노부인은 은행 문을 열었다. 칼오스카르사에서 제작한 보행기에 몸을 기댄 채 노부인은 천천히 은행 안으로 들어갔다.
「몇 년 전, 우리가 막 이 요양소에 왔을 때 기억들 하죠? 그때 모두 브로슈어들을 받았잖아요. 거기에 [레스토랑식의 훌륭한 식사]라는 광고가 있었어요. 매일 산책, 예술 교육, 발 마사지, 미용 서비스도 있었고요. 그런데 다이아몬드사로 주인이 바뀐 뒤로는……. 그러니까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거야. 이제 할 말을 할 때가 온 거예요.」
「노인 요양소에서 데모를 하자고?」 스티나가 깜짝 놀라 두 팔을 크게 벌린 채, 멜로드라마에서나 들을 수 있는 나른한 목소리로 제법 크게 소리쳤다. 그 바람에 손톱 다듬는 줄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작은 반란을 일으키는 거야.」
시간이 흐르면서 메르타는 유난히 빨리 늙어 갔고 가정을 갖는 꿈은 자연히 포기해야 했다. 아이가 없다는 슬픔은 너무나 큰 것이었지만 메르타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그녀는 슬픔과 고통을 숨기고 살았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웃는 얼굴 밑에 참으로 많은 것들을 숨기고 산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웃음에 얼마나 잘 속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