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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32918402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17-06-30
책 소개
목차
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리뷰
책속에서
상뻬(이하 S) 난 우둔하리만큼 이상주의자입니다. 내가 보기에 우정은 연애 감정과 다르지 않아요. 갑자기 생겨나 당신 안에 척 하니 자리를 잡으면, 그다음엔 알아서 그 감정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거죠. 같이 살자니 거기에 따른 의무도 있고, 나름대로의 의식도 있고…… 규칙 같은 것도 있을 테죠.
르카르팡티에(이하 L) 규칙이라면, 예를 들어 어떤 게 있을까요
S 상대에 대한 존중 같은 걸 예로 들 수 있겠죠. 무슨 일이 있어도 존중해야 하죠.
조심스러운 공유
L 우정은 선의를 전제로 합니까?
S 그러기를 바라죠, 어쨌거나.
L 그리고 용서도 전제로 하나요?
S 용서보다는 같이 나누는 공유의 문제죠. 하지만 이런 말들은 모두 이상에 불과하죠,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나는 친구를 용서할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그럴 수가 없거든요. 우정이란 매우 소중한 감정에 토대를 두고 있죠. 두 친구를 이어 주는 끈이 너무도 가늘기 때문에 그게 일단 끊어지고 나면 다시 붙이거나 이을 수가 없어요. 끈이 연결되었다고 해도 더는 마음이 통하지 않는 거죠!
침묵을 먹고 자라는 우정
L 그처럼 공범자적인 감정은,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에서도 그렇듯이, 때로는 오랜 시간 공유해 온 비밀들을 자양분 삼아서 생겨나죠.
S 네, 두 주인공에게 영광과 성공, 사회의 인정 등을 가져다주는 비밀이죠. 어린 시절에, 혹은 젊은 시절에 두 사람을 괴롭혔던 것이 나이 들자 그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원동력이었음이 밝혀지는 거죠. 우리 인간의 조건이 그런 것 같습니다. 한 남자가 거짓말을 토대로 자신의 명성 또는 사회적 지위를 쌓아 올리면서 그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다가 결국 그 같은 사실을 털어놓음으로써 그 짐에서 해방되는 거죠…….
L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에서 두 주인공은 오래도록 침묵을 지킵니다…….
S 네, 그래요. 하지만 우리는 두 사람의 비밀이란 깨지기 쉬운 것임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나는 그러길 바랍니다. 이런 말 하는 건 좀 거북하지만,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는 나를 기쁘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의 침묵 덕분이겠죠. 연애 소설에서는 사람들이 무지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우정은 침묵을 먹고 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