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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32920139
· 쪽수 : 528쪽
목차
제1장 축제, 제1부
제2장 축제의 종말
제3장 끝나 버린 연애 사건
제4장 최후의 결정
제5장 나그네 여인
제6장 분주한 밤
제7장 스쩨빤 뜨로피모비치의 최후의 방랑
제8장 결말
<부록> 찌혼의 암자에서
<역자 해설> 허무주의의 악령들과 스따브로긴의 비극
<작품 평론> 악의 비극: 스따브로긴 형상의 철학적 의미
『악령』 줄거리
도스또예프스끼 연보
책속에서
하느님은 거짓을 행하시지 않으며, 내 마음속에 한번 타오르기 시작한 그에 대한 사랑을 끄시지 않을 테니, 그 이유만으로 나의 불멸은 불가피한 것이지요. 사랑보다 더 귀중한 것이 뭐 있겠습니까? 사랑은 존재보다 더 높은 곳에 있으며, 사랑은 존재의 왕관이니, 어찌 존재가 사랑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내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내 사랑에 기쁨을 느낀다면, 하느님께서 나와 나의 기쁨을 소멸시키고 우리를 무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요? 만약 하느님이 존재한다면, 나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Voil? ma profession de foi(바로 이것이 나의 신앙 고백입니다).
그러나 위대한 사상과 위대한 의지는 악령 들린 미치광이와 같은 러시아를 위로부터 감싸 줄 것이며, 그러면 모든 악령과 모든 불결함, 표면이 곪아 터진 모든 혐오스러운 것들은 밖으로 나와…… 스스로 돼지 속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애걸할 겁니다. 어쩌면 그 안에 이미 들어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것이 바로 우리들, 우리와 그들, 그리고 뻬뜨루샤이며…… et les autres avec lui(그와 함께하는 사람들 모두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나는 그들의 선두에 서 있겠지요. 우리는 모두 악령에 사로잡혀 미쳐 날뛰면서 절벽에서 바다로 몸을 던져 빠져 죽을 겁니다. 그렇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들이니까요. 그러나 환자는 치유되어 〈예수의 발아래 앉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모두 놀라서 쳐다보겠지요…….
나는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몰라요. 지금도 틀림없이 거짓말하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내가 거짓말을 하면서 나도 그것을 믿는다는 겁니다. 삶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살아가는 동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고 자신의 거짓말을 믿지 않는 것, 그래요, 그래, 바로 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