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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32922386
· 쪽수 : 480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5시 급행열차
제2부 다른 세계에서 온 소녀
제3부 스벤티츠키 집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
제4부 무르익은 숙명
제5부 옛일과의 결별
제6부 모스크바 임시 숙영지
제7부 여로
리뷰
책속에서
유라는 혼자 빠른 걸음걸이로 다른 사람을 앞질러 걷다가 가끔 멈춰 서서 그들을 기다리곤 했다. 죽음이 천천히 뒤에서 걸어오는 무리 안에 불러일으킨 황폐함에 응답하듯, 그는 휘돌며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처럼 저항할 수 없는 심정으로 꿈꾸고 사색하고 형식을 다듬어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싶었다. 예술은 언제나 멈추지 않고 두 대상에 전념한다는 것을 그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명료하게 깨달았다. 예술은 끈덕지게 죽음을 묵상하고 그럼으로써 끈덕지게 생명을 창조한다. 거대하고 진실한 예술은 「요한의 묵시록」으로 불리는 바로 그것이며, 그것을 마저 쓰는 것이다.
전쟁이 일의 절반을 했고, 나머지는 혁명이 했어요. 마치 존재하기를 당분간 미룰 수 있다는 듯(이 얼마나 허황된 착각인가요!) 전쟁이 삶을 인공적으로 잠시 중단시켰지요. 지나치게 오랫동안 호흡을 참았던 것처럼 혁명이 의지에 반해 분출되었습니다. 모두 되살아나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모든 이에게 변화와 대변혁이 일어났죠.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각자에게 두 가지 혁명이 일어났는데, 하나는 자신의 개인적인 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의 혁명이라고요. 제 생각에 사회주의, 이것은 모든 개별적인 혁명이 강줄기가 되어 흘러 들어가는 바다, 삶의 바다, 자주성의 바다예요. 제가 생명의 바다라고 말했는데, 그건 그림들에서 볼 수 있는 삶, 천재들의 손을 거친 삶, 창조적으로 부요해진 삶의 바다예요.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책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몸으로, 추상적으로가 아니라 실제 삶에서 그 혁명을 겪기로 결정을 내린 거죠
3년 동안 일어난 변화, 알 수 없는 일들, 이동, 전쟁, 혁명, 파란, 포격, 파멸의 광경, 죽음의 광경, 끊어진 다리, 파괴, 화재와 같은 일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내용 없는 거대하고 공허한 장소로 변해 버렸다. 오랜 휴지기 이후에 제일 먼저 찾아온 진정한 사건은 기차를 타고 아직 온전한 채로 세상에 존재하는 집, 작은 돌 하나하나가 귀한 집을 향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 삶이고, 바로 이것이 체험이며, 바로 이것이 모험을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쫓아다니는 것이고, 바로 이것이 예술이 염두에 두는 것이다. 즉 친지에게 가는 것,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 존재를 새롭게 하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