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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 ISBN : 9788933706213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2-02-28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감사의 글
제1부 이론적이고 사실에 기반한 출발점
제1장 인류학 내의 생태적 접근
전통적 접근의 한계|문화생태학
제2장 두 가지 형태의 생태계
내인도네시아 vs. 외인도네시아|화전|사와
제2부 유형의 구체화
제3장 고전기
제4장 식민시기: 기초
회사|경작체계
제5장 식민시기: 번영기
기업농장체계|외인도네시아의 발전
제3부 결과
제6장 비교와 전망
현재의 상황|자바와 일본|미래의 개관
후주
참고문헌
옮긴이 해설
찾아보기
책속에서
이러한 체계적 특성―고정된 안정성, ‘토대’보다는 ‘매개체’에 기초한 영양분 공급, 기술적 복잡성, 그리고 상당한 규모의 간접노동력 투자―의 복합은 사회학적으로 보았을 때 수도작 문화의 가장 핵심적 특성을 야기한다. 즉, 경작지당 더 많은 수의 경작자를 흡수함으로써 집약화intensification를 통해 인구증가에 대응하려는 경향(능력)이다. 이러한 방식은 최소한 전통적 조건의 화전민에게는 대체로 불가능한데, 이는 이동경작체제의 불안정한 평형상태 때문이다. 화전민의 경우 인구가 증가하면 더 많은 토지를 경작지로 수용하기 위해 더 넓은 지역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재경작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져 사바나 과정으로의 황폐화가 진행되고, 이들의 상황은 더욱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수평적 확장은 물론 전통적인 수도작 농민에게도 어느 정도 가능하며, 실제 발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들에게 생태적 압력은 정반대의 관행, 즉 새로운 경작지를 만들기보다는 오래된 경작지를 더욱 강도 높게 경작하는 쪽으로 작용한다.
원주민을 원주민으로 유지시키면서도 이들로 하여금 세계시장에 내놓을 상품을 생산해 내게 만든 수단은 만성적이며 실상 내재적으로 불균형적인, 때로 ‘이중적dual’이라 불리는 경제구조의 형성이었다. 수출 부문에는 관리 자본주의, 즉 자본 소유주인 네덜란드가 판매가와 임금을 규제하고 생산량을 통제하며 생산과정조차 명령하는 체계가 존재하였다. 세계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자극을 받아 첫 번째 부문이 팽창하면 두 번째 부문이 수축하였다. 토지와 노동은 쌀과 여타 주요 곡물로부터 이탈되어 사탕수수, 인디고, 커피, 담배, 그리고 다른 상업작물에 투입되었다. 세계시장의 붕괴에 반응하여 첫 번째 부문이 수축하면 두 번째 부문이 팽창하였다. 그리고 점증하는 농민인구는 점점 더 익숙해진 현금 수입의 감소를 생계작물의 집약적 생산을 통해 보전하려 하였다.
마을의 적응양식은 역시 내향적 정교화였다. 마을생활의 기본 유형은 유지되거나 어떤 의미에서는 강화되었으며, 기존 제도와 관행을 복잡하게 만듦으로써 고도로 발전된 자본주의 침입에 적응하였다. 토지소유체계, 농작물체계, 노동조직, 그리고 경제적인 면과 덜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회구조적 영역에 있어 “고정된 유형으로 사방이 둘러싸이게 된” 마을은 인구증가, 확대되는 화폐화, 점점 심화되는 시장 종속, 대규모 노동 조직, 관료적 정부와의 긴밀한 접촉 등에서 야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적 유형을 개인주의적인 ‘농촌 프롤레타리아식’ 아노미로 해체하거나 근대적인 상업농 공동체로 탈바꿈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특별한 종류의 기교’, ‘기술적으로 보았을 때 별로 중요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차이를 과도하게 찾으려는 움직임’을 통해 마을은 전통적 유형의 전체적 윤곽을 유지하는 동시에 그 구성요소를 더욱 높은 수준의 현란한 정교화와 고딕적 복잡함의 수준까지 몰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