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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88934939429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0-05-03
책 소개
목차
서문_ 여기, 간송 선생이 있다
청잣빛 하늘, 천 마리의 학
무거운 짐을 진 식민지 소년
무엇을 할 것인가?
평생의 스승, 위창 오세창
하늘이 내린 재산
첫 수집품
세상의 눈에서 멀어져야 문화재를 지킨다
고서화 수집의 전진기지, 한남서림
황금광 시대의 꿈
우정과 헌신의 동지, 이순황과 신보
추사를 만나다
겸재와 진경시대
현해탄을 건너 혜원을 찾아오다
위기!
국보가 된 참기름병
기와집 400채의 승부
우리나라 최초 개인 박물관, 보화각
구제와 교육사업
훈민정음 해례본을 구하다
아, 전형필
해설_ 간송 전형필 수집품의 문화사적 의미
간송 수집품 중 지정 문화재 목록
간송 전형필 연보
참고 도서
수록 작품 찾아보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젊은 분의 기백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가 졌습니다. 저의 결례를 마음에 두지 말고 웃음으로 넘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무라카미는 청년 전형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전형필도 천학매병을 양보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인사로 화답했다. 무라카미는 전형필에게 앞으로 ‘조선 제일의 수장가’가 되라고 덕담했다. 광복 후 국보 제68호로 지정된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은 이렇게 조선 땅에 남았다.
오세창의 표정이 복잡했다. 세파에 시달려본 경험이 없는 저 맑은 청년이 어떻게 그 큰 재산을 꾸려갈 것인가.
“그래서 오늘은 어르신께 제 장래에 대해 상의 드리려고 찾아뵈었습니다. 재작년 여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제부터 우리나라의 옛책과 서화가 이리저리 흩어지지 않도록 모아보고 싶습니다. 춘곡 선생님과 어르신께서 길을 인도해주신다면, 조선 땅에 꼭 남아야 할 서화 전적과 골동품을 지키는 데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오세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쉽지 않은 큰 결심을 했구먼. 그런데 서화 전적을 지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전형필은 잠시 혼란스러웠다. 지극히 당연한 걸 묻는 의도가 뭘까?
전형필은 먼저 《근역서화징》을 보았다. 신라시대 솔거부터 조선 말 철종 때까지 1,117명의 서화가에 대한 인명사전인 《근역서화징》에 소개된 옛 감식안들의 품평을 눈여겨보았다. 그중 훌륭한 품평을 받은 서화가가 보이면, 오세창이 빌려준 《근역화휘》에서 그림을 찾아보았다.
두 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근역화휘》를 보면서, 자신이 이것을 능가하는 화첩을 꾸밀 수 있을지 생각했다. 때로는 자신이 생기다가도, 공민왕의 그림같이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작품을 보면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