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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4987888
· 쪽수 : 18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부: 발단
발단에 대하여
에이스는 신촌에 갈 것이다
강물 속에 문이 있다는 말
사랑하다 운다
정신과 상담
어떤 개의 쓸모
제2부: 전개
전개에 대하여
네가 미칠까 봐 겁나
소설을 잘 쓰려면
일광욕하는 애인
치앙마이 람 하스피틀
김기태는 백조입니다
코와 고양이
피 묻은 책
개와 상사
지금 바깥이 어둡습니까?
제3부: 절정
절정에 대하여
매일 새롭게 ‘퍽큐!’
사슴 장례식
자전거 도둑
눈사람
엘림 들깨수제비 집에서 음식을 놓고 침을 삼키는 아빠와 아들
처음 보는 타인의 시체
제4부: 결말
결말에 대하여
그 남자가 국경수비대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우리는 모르죠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다
유전자가 콩, 콩, 콩, 콩
첫 키스를 했다고 치자
결혼은 푸른 토마토
맺음말: 테니스 코트에서 소설 창작하기
해설: 소설을 이끄는 소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발단을 워밍업이라고 생각한 적 있다면 그 생각을 폐기해야 한다. 서핑으로 말해볼까? 바다로 걸어가는 것을 발단이라고 생각한 적 있다면 그 생각을 완전히 폐기하시라는 뜻이다. 좋은 파도를 기다리며 바다를 바라보는 것을 발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도 버리시라. 멋진 파도가 왔고, 그것을 잡기 위해 팔을 젓기 시작하는 것이 발단이다.
“장황한 성장소설이더구나. 공원에서 방황하는 이야기는 작은 부분이고.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거야. 도시의 공원에서 방황하는 아이의 이야기라고.”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됐고. 너는 좀 짧게 써라.”
그는 교수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교수가 말했다.
“파스칼이 어떤 책에서 말했다. ‘시간이 없어서 이렇게 길게 쓸 수밖에 없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 너는 단편소설을 쓰고 싶었던 거잖아. 짧아져야 감동적인 거야. 너저분하게 늘어놓아서는 안 돼. 단편소설은 시를 쓰듯이. 알았냐?”
“요약을 해서 분량을 줄이라는 뜻입니까?”
“요약이 아니라 선택을 하라는 거야.”
돈을 안전하게 숨기려면 성경을 열고 그 갈피에 꽂아두라는 말이 있다. 물건을 훔치러 들어온 도둑은 신의 말씀이 적힌 책을 절대로 펼치지 않을 것이고, 우연히 남의 성경을 펼친 사람은 신을 정중하게 모시기 때문에 도심(盜心)이 양심을 침해하려는 순간을 성경을 덮음으로써 모면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