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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35659302
· 쪽수 : 393쪽
· 출판일 : 2006-04-20
목차
지리산 1 - 잃어버린 계절
병풍 속의 길
하영근
1939년
허망한 진실
지리산 2 - 기로에서
젊은 지사의 출발
회색의 군상
기로에서
하나의 길
바람과 구름과
지리산 3 - 작은 공화국
괘관산
화원의 사상
선풍의 계절
기로
지리산 4 - 서림(西林)의 벽
빙점하의 쌍곡선
먼짓빛 무지개
원색의 봄
폭풍 전야
지리산 5 - 회명(晦明)의 군상
운명의 첫걸음
피는 피로
비극 속의 만화
어느 전야
지리산 6 - 분노의 계절
허망한 정열
지리산 7 - 추풍, 산하에 불다
가을바람, 산하에 불다
에필로그
작가후기
지리산의 사상과 <지리산>의 사상 / 김윤식
작가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플랫폼에 나서자 지리산 쪽으로부터 몰아치는 듯 북풍이 사정없이 불어왔다.
'축 입영 무운 장구'라고 내리쓴 기치 몇 개가 그 바람에 몰려 넘어졌다. 넘어진 것들이 얼른 다시 일으켜 세워지긴 했으나, 규에겐 그 한토막의 사건이 운명의 상징처럼 비쳤다.
광세와 경규를 비롯한 지원병들이 기차에 올랐다. 누가 선창했는지도 모르게 만세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졌다.
상기된 들뜬 듯한 지원병들의 얼굴이 차창에 나타났다. 만세 소리가 한결 더 높아졌다.
그러나 세찬 북풍 속에서 그 만세 소리는 먼지 부스러기처럼 휘날려 갔다. 휘날려 가는 만세 소리 틈에, 땅에 스며들듯이 울음소리가 섞였다. 우리나라의 여자들만이 울 수 있고 소리낼 수 있는 그 독특한 애절함이 담긴 울음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와, 때론 엇갈리며 구슬프게 엮여 번졌다.
그때의 기적 소리! 북풍의 세찬 소리도 아낙네들의 울음소리도 그 기적의 적수는 아니었다. 금속성에 괴물의 소리를 섞은 것 같은, 그 고막을 찢는 듯한 기적 소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일이 있어도 이 기차를 탄 사람들을 지옥으로 끌고 가고야 말겠다.'는 악마의 의사 표시 같이 들렸다.
- 1권 210~211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