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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2387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04-08-30
책 소개
목차
제1부
비가 오려 할 때
짧은 낮잠
한 호흡
팽나무 식구
모닥불
햇차를 끊이다가
산수유나무의 농사
밤과 고둥
앵두나무와 붉은 별레들
어두워지는 순간
그림자와 나무
저녁에 대해 여럿이 말하다
봄날 쓰다
봉숭아
황새의 멈추어진 발걸음
따오기
여울
맨발
뜨락 위 한 켤레 신발
살구꽃은 어느새 푸른 살구 열매를 맺고
제2부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반딧불에게
하늘궁전
개복숭아나무
동천
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
화령고모
우물이 있던 자리
봄날지나쳐간 산집
큰물이 나가셨다
붉은 동백
흰 자두꽃
산모퉁이 저편
꽃과 사랑
빼꽃 고운 길
장대비 멎은 소읍
은못이 마을에서
나무다리 위에서
당신이 죽어 가는 길을 내가 떼메고
맷돌
옛 집터에서
제3부
꽃 진자리에
팥배나무
유천
탱자나무 흰꽃
다방에서 대낮에 부는 눈노라를 보았다
역전 이발
저녁에 섬을 보다
혀
중심이라고 믿었던 게 어느날
그믐이라 불리던 그녀
강을 건너가는 꽃잎처럼
묵언
여름밭
연인들
대나무숲이 있는 뒤란
동구
나는 심장을 바치러 온다
저물어가는 강마을에서
뻘 같은 그리움
해설 / 이희중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맨발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 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아오면
아- 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