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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589
· 쪽수 : 172쪽
책 소개
목차
제1부•이 꿈을 어떻게 끝내야 할까
폭염
칠월, 어느 아침
우리들
전주
부고
사랑하면 안 되는 구름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름에 대해
메니에르의 숲
밤, 겨울, 우유의 시간
제2부•한없이 고요한, 여름 다락
구름 숲에서 잠들어 있는 너희 어린이들에게
내가 태어날 때까지
가정
열일곱
열세살
한없이 고요한, 여름 다락
시리즈
여름
여름
여름이 오기 전에
한낮의 에스키스
벌레
열다섯
오직 일어나지 않는 일들만 살아남는다
제3부•듣고 싶은 말이 들릴 때까지
불면
기일
목소리
삼나무숲으로 가는 복도
얼음의 효과
히어리의 숲
유월
눈 내리는 병원의 봄
창문 닫기
하나의 시
내 뒷마당 푸조나무 위로 눈이 내리고
기록
나는 나라서
미래에게
나 없이도
여름의 전개
제4부•나만의 장난을 이어갑니다
십이월
청혼
신혼
칠월
영원
햇빛 비치는 나무 책상 위로 먼지, 내려앉는
너 홀로 걷는 여름에
이 꿈에도 달의 뒷면 같은 내가 모르는 이야기 있을까
지혜의 시간
해설|소유정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이불과 이불을 덧대어 잠자리를 만든다. 이불을 덧댄 자리에 서로 눕겠다며 조그맣게 같이 웃고. 이제 자야지. 그래 자야지 그만 자야지. 미루고 미루는 잠. 먼저 잠드는 사람이 있고 잠이 들려 하는 사람이 있고. 잠들기 위해 먼 길을 돌아온 사람이 있고. 한 사람은 깨어 있기로 한다. 어금니에 낀 딸기씨를 혀끝으로 건드리면서 잠은 어떻게 드는 거였더라. 서로의 잠을 위해 잠자는 우리들. 눈 뜨면 아직도 어두운 새벽이고.
―「우리들」 부분
우리는 말이 없다 낳은 사람은 그럴 수 있지
낳은 사람을 낳은 사람도
그럴 수 있지 우리는 동생을 나누어 가진 사이니까
그럴 수 있지
저녁상 앞에서 생각한다
죽은 이를 나누어 가진 사람들이 모두 모이면 한 사람이 완성된다
(…)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흩어진다
우리가 눈 감으면
우리를 보러 오는 한 사람이 있었다
우리는 거기 있었다
―「가정」 부분
나는 새벽이었다. 구름이었다. 맑고 차가운 계곡. 돌멩이. 이끼. 연꽃잎 위에 버려진 맹꽁이 알. 세갈래로 벌어진 동백 열매껍질. 상한 이파리. 아홉번 죽고 열한번째 다시 태어난 나비. 고양이의 분홍빛 혀가 홀짝이는 여름비. 언 호수 아래 눈 뜬 물고기. 해 질 녘 떠돌이 개. 곱슬머리 여자애까지. 모두 나였다. 내가 태어날 때까지 나는 숱한 꿈이었다.
―「목소리」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