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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우리의 여름에게](/img_thumb2/9788936439606.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6439606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4-09-05
책 소개
목차
1부 여름에 만난 아이
자랑 같지만,
그럴 때 우리의 사랑은 조금 더 나아가고요
지침 없이 날아, 휘휘 날아
고양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평화를 주고 싶어서
그리될 거라는 믿음
햇빛 냄새
2부 기쁘게 집으로 돌아오렴
나의 손으로
단장
그때 생일 추카해요
나는 얌전히
르트루바유
당신의 여름 과일이 궁금합니다
3부 나를 기다리는 이야기
오틸라, 제가 이룬 것을 보세요
그러고도 혹여 네게 힘이 남아 있다면
세계를 구하고 마음을 지키는 이야기
계수나무 숲
옛날 옛날에
한번 안아줄게
아주 작은 이야기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토록 지독한 여름은 다 무엇일까요. 줄곧 그 여름을 나 혼자 묻어두고, 꺼내보고, 또 한겹 덮어두는 동안, 이 무서운 이야기는 저에게 그냥 사랑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물방울이 되어버린 할머니나 오이지라면 목구멍이 아리도록 가슴이 막혀오는 나나 그냥 우리는, 다 사랑이었어요. 할머니와 나의 사랑이 이렇게 뜨겁고 애달프다고. 그 지독한 사랑을 받은 아이가 나라는 사실, 더없이 귀한 사랑을 받은 사람이 나라는 분명한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랑 이야기에 온통 상처만 남아 있지는 않다는 거예요.
누구나 오직 자신에게만 이해받을 수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의 몸으로, 나의 언어로, 나의 세계로, 나의 무게를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그럴 때면 ‘없음’의 자리에서 건져 올린 것들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없음에서 주워 올린 마음. 오직 부재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었던 마음. 없어서 구할 수 있었던 마음. 이런 건 무어라 이름 붙여주어야 할까요. 하필 나와 비슷한 돌멩이를 쥐고, 봄이 가까운 깊은 밤 잠들지 못하는 나를 닮은 사람을 떠올릴 때면 나는 더 솔직해지고 싶어지는 거예요. 더 용기 내고 싶습니다. 도망치지 않고 나의 단어를 찾아가면서요.
그러니까 나는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될 것이다. 조금 더 운이 좋다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비를 속삭여도 좋겠다. 그러니, 당신도 당신의 어린이를 이야기하기를, 그 아이에게 깊이 사랑받기를. 잘 되어가지 않을 때에도 나는 나의 사랑 이야기를 믿는다. 이제는 아니까. 물동이에 다 담기지 않아도 하늘은 틀림없이 거기 있다는 것을. 물동이에 가둘 수 없는 깊은 하늘을 이제는 믿으니까. 내 사랑은 여기서부터 되어간다. 순전히 나의 사랑만으로. 나의 이야기는 되어간다, 더,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