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633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악수
우리는 영원히
과도
화이트
블랙
산갈치
별이 우리의 가슴을 흐른다면
바다의 책
좋은 이웃들
세상의 중심에 서서
약 15도
집 없는 개 개 없는 집
산 새 죽은 새
XY쿠키
로라
너는 너의 삶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아는 사람
허공에 매달린 사람
머리통 위에 손을 얹고 가만히
건전한 시민으로서 골목길에 애완견의 배
설물을 방치하지 않고 엘리베이터 문에 기
대지 않으며 소방도로에 주정차하지 않고
대피로에 사유물을 적치하지 않으며 야간
에 피아노를 두들기지 않고
귀가 접힌 고양이처럼
반바지 속에서 꿈틀거리는 용들
물방울처럼
슬로우 슬로우 퀵 퀵
전면주차
빈 화분에 물 주기
바나나
1918년
춤추는 눈사람
양말이 꽃처럼
가능한 모든 사람들
약속
소파 아래 귤 하나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귀신들은 즐겁다
세개의 돌
노력하는 삶
뜨거운 팥죽을 먹으며
보도블록 위에 떨어진 크래커 두조각
우리는 왜 썰매를 끄는가
나가는 날
약속
새벽까지 희미하게
개꿈
오두막에서
망치론
나는 약해
척추압박골절
물고기의 귀
낮잠 방해하기
해설|김영희
시인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거미줄은 나의 집
나만이 나를 매달 수 있고
나는 끝까지 나를 뜯어낼 수 있다
비가 내린다
흘러서 고이는 이름들
나의 거울들
오늘은 괴물이 웃는다
몸이 검고 매끄럽고 슬프다
하염없이 노래를 부른다
시끄럽게 빠져나가는 것들
―「악수」 부분
날이 흐리다
곧 눈이 흩날릴 것이고
뜨거운 철판 위의 코끼리들처럼 춤을 추겠지
커다랗고 슬픈 눈도 새하얀 눈발도 읽어내기 어렵다
저 너머에만 있다는 코끼리의 무덤처럼 등이 굽은 사람들
(…)
오늘밤 붙박인 사람들은 작은 손을 모은다
물에 잠긴 수도원을 서성이는 발걸음은
무의미하다
최선을 다한 기도처럼
차가운 창밖을 부지런히
성의껏 달리는
흰 눈송이들
잿빛 세상을 다독이려는 듯이
눈발이 굵어진다
―「별이 우리의 가슴을 흐른다면」 부분
도서관을 세웠습니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책을 날마다 주워 와서
번호를 매기고
뜯긴 책장을 붙였습니다
나란히 꽂았습니다
캄캄하고 냄새가 나서
나는 이곳이 좋아요
조금 더럽고 안락해서
날마다 다른 꿈을 꿉니다
(…)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세상의 중심에 서서
구멍 난 내일을
헌신짝 같은 어제를
조용히 끌어안았습니다
도서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우리였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중심에 서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