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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949319
· 쪽수 : 204쪽
책 소개
목차
돌려받는 사랑 – 백은선
3번은 되지 않기를 – 김미월
지나갈 시간에 대한 기록 – 안미옥
글쓰는 엄마 – 김이설
숨구멍 – 이근화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 조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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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수 없는 것을 위하여 – 김나영
추천의 글 – 정이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며칠 전 친한 언니와 밥을 먹고 있을 때 언니가 물었다. 엄마로 사는 건 어떤 거야?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로 산다는 건 말야 ‘천국을 등에 업고 지옥 불을 건너는 거야.’ 말해놓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천국은 내 두 팔 안에 있다. 그러나 발아래엔 불길이 넘실거리고 있다. 나는 무서워진다. 혹시라도 놓치면 다 타버릴 테니까.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린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나는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 끝은 언제야?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는 없잖아. 두 다리가 녹아서 사라지면 어떻게 해야 해? - 백은선, 「돌려받는 사랑」
그러다 보니 자연히 의문이 생겼다. 내가 과연 내 엄마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소설을 써야 하는가. 내 소설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의문은 또 다른 의문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혹시 나 개인의 문제인 것은 아닐까. 그러니까 내가 엄마 작가로서 육아와 집필을 병행하는 것이 힘에 부쳐 소설을 못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김미월이라는 인간 자체가 원래 게을러서, 체력이 형편없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해서, 근성이 없어서 이 모양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 나는 어쩌면 나 자신의 나태와 무능을 엄마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 - 김미월, 「3번은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