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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688
· 쪽수 : 100쪽
· 출판일 : 2022-01-14
책 소개
목차
제1부•서울은 걷고 있는 나를 또 걷게 할 수는 없지
사랑
행복
가슴 선반
옛집
신발 모양 어둠
이름 없는 그 나무
비눗방울 하우스
가을 기차
손톱달
굴다리가 있는 마을
도서관에 갔다가
서울
밑줄 그으며 죽을 쑨다
행간의 산책
20번 플랫폼
높은 봄 버스
흉터
흉한 꿈을 꾸다 깬 저녁
고장난 센서
어떤 면접
제2부•런던은 외로움부 장관이 임명되는 당신의 나라
사흘째 가는 비가 와서
이을 수 없는 길
페컴
트래펄가광장의 무하마드 알리
가로등 아래
플랫 세븐의 선인장
식은 굴뚝 위의 지빠귀
일인용 전기밥솥
알뜰한 이별
런던은 제국의 수도
저 많은 플라타너스 잎들
김종삼과 시인의 아내
창문의 발견
표정 할례
런던의 다락방 농사
제3부•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
외할머니의 허무
남항진에 잔교를 짓고
오리바위 십리바위
주문진, 조금 먼 곳
강문에 비가 오면
안목을 사랑한다면
묵호
뜻도 모르고 읽는 책
속초
대관령 너머
불멸의 동명극장
철다리의 일
사근진
해변의 밤
쓸쓸함과의 우정
임당동 장칼국숫집 광고
해설|송종원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쇠물닭 한마리가 물가에서 몸을 씻는다
빨간 부리로 물을 연신 몸에 끼얹지만
날개깃에 묻는 시늉만 하고 흘러내리는 물
날개를 들어 안쪽의 깃을 고르고
흉한 발은 물에 감추고
참 열심인 저것
이내 천천히 헤엄쳐서 간다
돌아서 있는 쇠물닭 한마리에게로
깊이를 알 수 없는 물 한가운데로
―「사랑」 전문
신호등 앞에 버스가 선 시간은 짧고 꽃이 지는 마당은 넓고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그다음 가사가 생각나지 않아서 휘날리지도 못하고 목련이 진다 빈 마당에 지는 목숨을 뭐라 부를 만한 말이 내게는 없으니 목련은 말없이 지고 나는 누군가에게 줄 수 없도록 높은 봄 버스 하나를 갖게 되었다
―「높은 봄 버스」 부분
버스는 서둘러 온 저물녘을 막 지나고
보조기를 밀며 때가 낀 벽돌의 교회로 들어가는
노인과 그의 늙은 아내를 지나쳐 오면
두부를 넣은 찌개가 식탁에 오릅니다
침대가 너른 제국에도 밤이 옵니다
그리고 이곳은
외로움부 장관이 임명되는 당신의 나라입니다
열두 색 색종이들을 차례로 오리는 듯이
꿈을 꾸는 밤이 옵니다
―「런던의 제국의 수도」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