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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의 시간

니들의 시간

김해자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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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의 시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니들의 시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94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11-24

책 소개

한국 민중시의 도도한 물줄기를 이어가는 동시에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문학성을 입증받은 김해자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니들의 시간』이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목차

제1부 • 한잔 받으시오
당신의 말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웃었다
그는 아들을 내려놓지 않았다
월식
수철리 산 174-1번지
모국어
그냥 상
시간을 공처럼 굴리며
가창(歌唱)오리
이름 없는 조직
육독(肉讀)
물 호스가 달빛 속으로
우리는 각자도생의 사명을 띠고
이백원
니들의 시간

제2부 • 내 곁에 이 모든 이들 곁에
연푸른 혀들
훔쳐보다
공깃돌은 언제 다시 날까?
꽃으로 건너가는 동안
다녀오겠습니다
모든 이들 곁에
연루
감긴 눈꺼풀 곁에서
파울 첼란에게
바다에 달이 뜨고 쪽파 같은 오늘이 운다
두통의 환각
한국사
시간 여행
바위뛰기펭귄

제3부 • 예전의 심장을 돌려주세요
꽃잎 세탁소
달이 내 창문을 서성이고 있다
살아 있는 집
삽목
먼 산
드림타임
우두커니
시간 여행
시간 여행
내 이름은 아르카
비명 곁에서 비명도 없이
아무리 나눠도
삼십년 후, 소년 소녀에게
네모난 알

제4부 • 당신이 촛불입니다
광덕 부르스
시간 여행
갓 눈 뜬 솔잎 위에
잃어버린 문법
상복(喪服)
잠시 멈춰 서서
양미숙의 철화분청사기
농담
공양(供養)
어마어마한 도시락
또다른 눈물
희망세상
당신이 촛불입니다
제비원 미륵불

해설
시인의 말

저자소개

김해자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 신안에서 태어나 1998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무화과는 없다』 『집에 가자』 『해자네 점집』 『니들의 시간』 , 산문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등을 펴냈다. 만해문학상, 구상문학상, 육사시문학상, 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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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참 곱다 고와,
봉고차 장수가 부려놓은 몸뻬와 꽃무늬 스웨터
가만히 쓰다듬어보는 말

먹어봐 괜찮아,
복지에서 갖다주었다는 두부 두모
꼬옥 쥐여주는 구부러진 열 손가락처럼
뉘엿뉘엿 노을 지는 묵정밭 같은 말

고놈 참 야물기도 하지,
도리깨 밑에서 튀어 올라오는 알콩 같은 말
좋아 그럭하면 좋아,
익어가는 청국장 속 짚풀처럼 진득한 말

(…)

벼 벤 논바닥 위로 쌓여가는 눈 위에 눈
학교도 회사도 모르는
마늘에서 막 돋아나는 뿌리처럼
늘 희푸른 말
―「당신의 말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웃었다」 부분


등기권리증이 통하지 않는 거주지
이 공화국엔 형형색색 깃발들이 나부낀다
기지개 켠다 벌과 나비도
추위와 배고픔을 증명하지 않아도 기초수급은 된다

아무도 명령하지 않지만 법은 지켜진다
찌르지 않는다 화살나무 가지마다 화살 빽빽해도
상사화 잎과 긴병풀꽃은 무사하다

(…)

연푸른 혀들이 공중을 소요한다
붉고 노란 꽃 무더기들이 산비얄을 내려온다
싸리 순과 다래 순과 산고추나물이 텃밭에 부려진다

제 이름으로 땅 한뙈기 소유하지 않아서
사시사철 산은 보살들 것이다
텃밭 공화국이다
―「연푸른 혀들」 부분


꽃이 졌습니다
붓끝이 뭉개져버린 자리마다 폐허,
시들어버린 노래

(…)

내겐 수용소에서 죽어간 어머니와 아버지
재가 된 금빛 머리카락
어린 누이가 없지만
파울 첼란, 나는 당신을 따라 기도합니다
나를 위해 아무도 아닌 자들을 위해
저 거짓의 말들을 꺾어주소서
솎아내주소서 이 사람의 말을
―「파울 첼란에게」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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