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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6438883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1막 1장 / 픽업(Pick up) / 어른의 맛 / 연극 연습 1. 벚꽃 동산 / 연기의 연기 / 변기를 찾아서 / 온 우주가 당신을 밀어내더라도 / 사진의 이해 / 외근 일지 / 일의 범주 / 연극 연습 2. 하녀들 / 오디션 / 회의주의자의 하루 / 하녀들의 저녁 식사 / 별책부록 / 굳이 만나는 사이 / 별의별 일 / 밥값의 무게 / 감정 교육 / 연극 연습 3. 고도를 기다리며 / 리콜(Recall) / 나한테 잘해주지 마 / 연극놀이 / 청테이프로 만든 집 / 대머리 여가수는 어디로 갔나 /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등장하자마자 퇴장하고 싶은 무대에 선 기분이다. 매일 아침 사무실 문을 열고 출근한 동시에 퇴근 충동을 느끼는 것은 모든 직장인의 마음이겠지.
첫 출근 날 아침, 소연 언니가 격려의 메시지와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왔다. 동아리에서 연극할 때처럼 열심히 한다면 못할 일이 없을 거라는 언니의 메시지가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 하지만 직장생활은 동아리 활동과는 전혀 달랐다. 인턴 신분으로 드림출판사를 다니는 내내 회사가 지겨웠고, 무대가 그리웠고, 연극이 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나는 정규직 채용을 갈망했다.
복도 끝에 다다라 계단과 통하는 비상구 문을 힘껏 밀었다. 어두운 계단 통로에 들어서 잠깐 길을 잃은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두개 층만 내려가면 일층 로비였고, 회사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좀 전에 내려왔던 두개 층을 다시 올라가면 오층 복도 중앙에 키즈콘텐츠팀 사무실이 있었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위층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오층으로 올라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말간 얼굴로 내 책상 앞에 앉을 것이다. 그곳이 내 자리이고, 그 자리를 지켜야만 지킬 수 있는 것들을 나는 안다. 눈가가 여전히 화끈거렸다. 찬물로 여러번 세수를 하고 나타난들 같은 사무실을 쓰는 사람들이 내가 울었다는 사실을 모르진 않을 테지만 아무도 내게 그것에 대해 묻지 않을 것 또한 잘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