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36438982
· 쪽수 : 300쪽
책 소개
목차
절망에 빠진 여자들
보존
나비
입속의 새
산타클로스가 우리 집에서 자고 있다
구덩이를 파는 사람
이르만
개 죽이기
행복한 문명을 향해서
올링히리스
내 동생 왈테르
인어 남자
역병의 대유행
아스팔트에 머리 찧기
사물의 크기
땅속
느려지는 몸
스텝 지대에서
엄청난 노력
베나비데스의 무거운 여행가방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령 어느 나라에서 렌터카를 빌려 다른 나라에서 반납하고, 한달 전에 죽은 생선을 냉동실에서 꺼내 해동하고, 집을 나서지 않고도 각종 공과금을 내는 놀라운 일들이 가능한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사건의 순서를 조금 바꾸는 것처럼 사소한 문제조차 해결할 수 없는 걸까? 나는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다. (...) 나는 이렇게 일찍 테레시타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보존」
그러고 보면 사람을 잡아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새를 산 채로 먹는 것쯤은 그리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또 자연적 관점에서 보면 그게 마약보다 건전하고,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열세살 아이의 임신보다 숨기기 쉬우리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차 문손잡이에 닿을 때까지 속으로 저 아이는 새를 먹는다, 저 아이는 새를 먹는다, 저 아이는 새를 먹는다는 말을 계속 되풀이했던 것 같다. 「입속의 새」
저 개는 얼마나 오랫동안 여기 있었을지 걱정스레 궁금해진다. 그리고 자기가 오늘 오후에 그랬던 것처럼 저 개도 언젠가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었던 적이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이 세상의 모든 개가 어디론가 떠나고자 하는 꿈이 좌절된 인간들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털이 길어지고 귀가 아래로 축 처지고 꼬리가 길게 뻗은 인간들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만 먹고 살아가면서, 공포와 추위에 찌든 채 역 구내의 벤치 아래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그루네르처럼 여전히 가슴속에 희망을 품고서 떠날 기회를 기다리는 또다른 좌절한 인간 군상을 지켜보는 것이다. 「행복한 문명을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