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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6464608
· 쪽수 : 644쪽
· 출판일 : 2018-06-29
책 소개
목차
제2부
제3부
발간사
리뷰
책속에서
로비에서는 장관들과 외교관들이 권위자다운 눈빛으로 심각하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개미처럼 모여 우글대다가 이내 흩어지는 자신의 덧없는 일이 중요하다고 굳게 믿고 또한 스스로가 중요한 인물이라 굳게 믿으면서, 아무 쓸모도 없이, 코미디처럼 장엄하고 웅대하기만 한 견해들을 심도 있게 주고받았고, 그러다가 돌연 미소를 지으면서 상냥한 얼굴로 치질에 걸린 얘기를 했다. 갈등 관계가 강제적으로 만들어낸 우아한 친절, 인위적인 미소, 억지로 입가에 주름을 잡는 상냥함, 고귀함의 탈을 뒤집어쓴 야망, 내일이면 죽을 사람들의 계산과 술수, 아부와 경계, 공모와 계략. (1권)
그는 창가로 다가가 부드러운 불빛에 잠긴 주네브를, 프랑스 쪽 연안에서 파들거리는 불빛들을, 검은색으로 펼쳐진 호수 위로 날렵한 백조들이 깃털 속에 머리를 감춘 채 잠들어 있는 정경을 바라보았다. 잠시 뒤 그는 그녀가 있는 자리로 돌아왔고, 한동안 그녀를 응시하며 죽음을 피하지 못할 가련한 여인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결국 죽어 시체가 될 자들이 종종거리며 급하게 거리를 걷고 있소. 자기들이 묻힐 땅이 준비되어 있다는 걸, 이미 기다리고 있다는 걸 모르고서 말이오. 결국은 시체가 될 거면서 그것도 모르
고 신이 나서 즐기고 혹은 분노하고 혹은 자랑하느라 난리지. (1권)
그날밤, 그들의 첫날밤, 그녀가 보여주고 싶어 했던 작은 거실, 정원을 향해 열린 창문 앞에 서서, 그들은 별들이 반짝이는 밤의 공기를 들이마셨고, 나뭇잎들이 자그맣게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사랑의 속삭임을 들었다. 벨벳처럼 보드라운 피가 혈관을 흐르는 동안 그들은 손을 꼭 잡고 숭고한 하늘을 응시했고, 저 높이 그들의 사랑을 축복하는, 파르르 떨리는 별들 속 자신들의 사랑을 응시했다. 영원히, 그를 집으로 데려왔다는 사실에 덜컥 겁이 난 그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