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78476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0-11-13
책 소개
목차
제1부
공중제비
각자도생의 길
빛그물
입자들의 스타카토
웁살라의 개
첫눈이라구요
이불 장수
내일은 결혼식
남의 소 빌려 쓰기
긴 손잡이 달린
앵무는 조류다
토끼도 없는데
애완용 인간
매미
제2부
소라 아니고 달팽이
삼단어법으로
개미와 한강 다리
4분의 3쯤의 능선에서
구멍 들여다보기
다른 사람들의 것
나의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같은
월면 보행
젖은 바퀴 소리
모래와 뼛가루
국
기다란 그것
제3부
겨자소스의 색깔
과하마라는 말처럼
창에 널린 이불
방 안에 코끼리
어디가 세상의 끝인지
오늘은 오락가락 시작법
물리 시간 밖에서
입김
자리
여름을 지나는 열세가지 새소리
쓰나미
냄비는 왜?
제4부
접시란 무엇입니까
발자국은 리듬, 리듬은 혼
안개와 개
안개의 표현
줄거리를 말해봐
우박
물고기 얼굴
반짝반짝 작은 별
홈런은 사라진다
올드 타운
뒷모습의 시
원격조종
고슴도치에게 시 읽어주기
참깨순
1mg의 진통제
해설|신형철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꿈속이었다
(…)
당나귀가 한밤중에 마구간을 뛰어넘어
공중제비를 돌았다
긴장을 완화하는 한 방법이라고 했다
기쁨이 지나갔다
슬픔이 지나갔다
발을 굴렀다
공중제비를 돌았다
혼자였다
―「공중제비」 부분
천변에 핀 벚나무가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바람도 없는데 바람도 없이 꽃잎의 무게가 제 무게에 지면서, 꽃잎, 그것도 힘이라고 멋대로 맴돌며 곡선을 그리고 떨어진 다음에는 반짝임에 묻혀 흘러가고
그늘과 빛이, 나뭇가지와 사슴의 관이 흔들리면서, 빛과 그림자가 물 위에 빛그물을 짜면서 흐르고 있었다
―「빛그물」 부분
긴 손잡이 달린 편수 냄비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북두칠성은 편수 냄비 모양이고 그 잇댄 끝은 북극성, 작은 곰은 거기 꼬리를 댄 채 뒤집혀 있고, 큰 곰이나 작은 곰이나 하늘에는 그들만의 자리가 있고, 그것은 그들만의 일이고. 긴 손잡이 달린 편수 냄비의 그것을 따르고 있었다. 문득 생각해보니 뭔가를 잡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늘 잡고 있으려 했고 놓지 못하고 있었다. 긴 손잡이 달린 편수 냄비의 월요일이었다. 일요일 같기도 했다. 앉아서 컵을 제자리에 놓고 접시의 것을 먹고 그러면 다 되는 하루였다. 울컥 쏟아질 것 같았다.
―「긴 손잡이 달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