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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467159
· 쪽수 : 112쪽
책 소개
목차
1부- 시간
드디어
방
어처구니없는 구름
나뭇잎에서 나뭇잎으로
저녁에 잡혀 온 도둑
지락와도
거울 속에 거울 거울 거울
낮달
능소화가 있는 마을
끝 장면
어떻게 왔을까
북소리
옛집 앞을
2부- 혹은 죽음
마당을 덮어가는 그림자
약국을 지나다
산벚꽃나무하고 여자 그림자하고
창
저 햇빛 삼천갑자를 흘러
길이 움푹 패이다
그 나무 뒤
티티카카, 티티카카, 서울
봄 소나기
사막 편지
공룡 발자국을 보러 갔다
고기 사러 갔던 길
냄새
안 돌아온 여행
3부- 또는 노동
밥 먹었느냐고
햇빛 속에 호랑이
비 맞는 전문가
자고새
3분 자동 세차장에서
누운 시인
눈
자개장롱 속으로
자전거가 있었다
무쏘 앞에 흩어진 사과 장수
말
쥐똥나무는 쥐똥나무 열매를 매단다
4부- 사랑
돌멩이가 나를 쥐고
끈
유리 닦는 남자
꽃핀 복숭나무에게
그 모자
수박에게
없는 나무
풍선 장수가 있던 사거리
금새를 잡은 벼룩의 행복한 손
돌멩이 어떻게 새가 됐을까
천사
해설 | 어른거리는 이미지, 주체의 자맥질 ―이수명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꽝꽝나무야
꽝꽝나무 어린 가지야
나를 엄마라고 불러줄 수 있겠니?
날 여보라고 불러줄 수 있겠니?
어린 가지야
꽝꽝나무야
나에게 물어줄 수 있겠니?
여보, 밥 먹었어?
엄마, 밥 먹었어? 라고
그럼 나 대답할 수 있겠다
꽝꽝나무야
나 밥 먹었다
국에 밥 말아서
김치하고 잘 먹었다
―「밥 먹었느냐고」
나는 지금 두 손 들고 서 있는 거라
뜨거운 폭탄을 안고 있는 거라
부동자세로 두 눈 부릅뜨고 노려보고 있는 거라 빠빳한 수염 털 사이로 노랑 이그르한 빨강 아니 불타는 초록의 호랑이 눈깔을
햇빛은 광광 내리퍼붓고
아스팔트 너무나 고요한 비명 속에서
노려보고 있었던 거라, 증조할머니 비탈밭에서 호랑이를 만나, 결국 집안을 일으킨 건 여자들인 거라, 머리가 지글거리고 돌밭이 지글거리고, 호랑이 눈깔 타들어가다 못해 슬몃 뒤돌아 가버렸던 거라, 그래 전 재산이었던 엇송아지를 지켰고, 할머니 눈물 돌밭에 굴러 싹이 나고 잎이 나고
그러다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식의 호랑이를 만난 것이라
신호등을 아무리 노려봐도 꽉 막혀서
─ 다리 한 짝 떼어놓으시지
─ 팔도 한 짝 떼어놓으시지
이젠 없다 없다 없다는데도
나는 증조할머니가 아니라 해도
─ 머리통 염통 콩팥 다 내놓으시지
─ 내장도 마저 꺼내놓으시지
저 햇빛 사나워 햇빛 속에 우글우글
아이구 저 호랑이 새끼들
―「햇빛 속에 호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