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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7680
· 쪽수 : 111쪽
· 출판일 : 2008-12-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슬프고 두려운 우리말 사전
스윙
플라이아웃
병에 대하여
칸트와 함께
원더랜드 1
마이 볼
암스테르담
동시에
중독
난독증
사망진단서
오늘 - 신문 배달원에게
소녀의 기도
거울과 함께
얼굴 없는 요일
원더랜드 2
사과와 설탕의 세계
숨은그림찾기
더블헤더
오늘의 요리
비밀의 시작
구멍
손님
이상한 방
신발의 힘
꿈의 구장
국외자 3
나는 나에게서
그리고 백 년 동안
소녀들의 기분
퇴행성 감정
골목
어게인, 당신
크리스마스
빙하기 소녀 - 루시에게
밤을 잊은 그대에게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일기예보
투명인간
원 포인트 릴리프
오해
기념사진
버릇
연애를 읽다
기록들
우리는 가방을 싸고
마감 뉴스
세상의 집
전력 질주
작품 해설 / 권혁웅
떠올라(fly), 사라지다(out)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스윙
커피 물이 끓는 동안에 홈런은 나온다.
그는 왼발을 크게 대디디며 배트를 휘둘렀다.
좌익수 키를 훌쩍 넘어가는 마음.
제기랄, 뭐하자는 거야.
마음을 읽힌 자들이 이 말을 즐겨 쓴다고
이유 없이 생각한다.
살아남은 자의 고집 같은,
커피 물이 다시 끓는 동안의 시간.
식탁 위에 놓인 찻잔을 잠시 잊고 돌아오는 시간.
오후 2시 26분 37초,
몸이고 마음이고 새까맣다.
20년 넘게 믿어 온 기정사실.
내 오후의 어디쯤에는 불이 났고 구멍이 뚫렸던 것이다.
방금 전 먹었던 너그러운 마음을
다시 붙들여 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7초.
애가 타고 꿈은 그렇게 식는다.
오후 2시 26분 54초,
커피 물이 다시 끓지 않는 시간.
식탁 위로 찻잔을 찾으러 오는 시간.
커피는 아주 조금 식었고
향이 깊어지는
바로 그때
도무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때
국자를 들고 우아하게 스윙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