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8885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0-02-28
책 소개
목차
1부 우리의 가슴은 푸르른 멍을 쥐고
영원 무렵 13
한 뼘의 경희 14
라니아케아 17
숲과 수첩 20
춤추는 도마뱀의 리듬 22
아가미의 시절 23
구(球) 26
악력(握力) 28
마고는 태어난다 30
위험한 마음 33
서기의 밤 36
델마와 피크닉 38
미광의 밤은 푸르렀네 41
사라지는 43
고독의 첫날 46
연보 51
2부 마음은 모래알처럼 사소하여
몸주 57
백치 60
흰빛 62
302호 65
꿈의 의자를 타고 68
검은 눈 70
술을 삼키는 목구멍의 기분으로 72
수맥 74
눈에 박힌 말들이 떠나간다 76
밤과 꿈의 뉘앙스 78
우츠보라 80
형혹수심 81
유성우 84
3부 미숙한 사랑을 자랑하듯
겨울의 펠리컨 89
수색(水色) 92
서리의 계절 94
까맣고 야윈 달력에게 96
불황의 춤 99
목련 103
산책 106
모래언덕슬픔 108
호문쿨루스 110
회전하는 불운 113
일기예보 116
여름 바다 117
Sana, sana, colita de rana 118
4부 여기 가장 둥근 빛 하나가
연필점 123
섬망 125
포르말린 향이 나는 빛 128
오후와 저녁 130
까마귀를 훔친 아이 132
어미의 정원 134
오키나와 타카요시 136
어두워질 때까지 거대한 돼지는 울었다 138
블라디의 끝 140
검푸른 미아들 142
reflection 145
한 아이가 한 아이를 지우며 148
작품 해설 - 조재룡(문학평론가)
유리병에 담긴 사랑의 파이 15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에겐 애인이 없고
직장이 없고 미래도 없었기에
끝내 바닥난 기분이 발목을 잡아채면
온통 고요한 거리를 바라보았다
내가 멀쩡히 살아 있다는 게
지겨워 견딜 수 없어
젖은 속눈썹이 떨려 오면
박차고 일어서던 너의 작은 등을
우리는 대화라고 불렀다
-「한 뼘의 경희」에서
그러니까 어제는 밤이라 말해도 좋고 새벽이라 말해도 옳다 모두들 절반쯤 흔들리고 있었으니까 너는 여전히 미간을 좁히며 무엇을 잊었는지 생각한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볼펜을 돌린다 창밖에는 편백나무 숲이 보인다 한 문장만 반복하던 날들을 사랑이라 불렀던 적이 있다
-「서기의 밤」에서
아름답구나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요상하고 아름답구나
의미 없이 혼잣말을 들려주는 일이 좋아서
어릴 적 죽도록 오빠에게 맞던 기억이나 동생이 연못에 빠졌던 기억들도 오래 알고 지낸 사람에게 들려주듯
사랑을 다시 말하기엔 늙었고
이별을 다시 말하기엔 지쳤기에
모르는 사람처럼 각자의 신발을 신고
다시없을 다음을 기약하도록
-「302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