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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018988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인생은 타이밍 / 편집부
타이밍이 (안) 중요한 건 가봐 / 허희
죽음에도 타이밍이 있다면 / 김선오
소설로는 쓰지 못한 / 정지향
전구색 / 김종현
시간의 안, 시각의 밖 / 김아주
아직은, 괜찮다 / 박성운
나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사전 / 박은정
추석 / 김일두
나의 미확인 동물 / 황예지
연애를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 김건영
ALL IN THE TIMING / 임선빈
작고 커다란 하나의 동그라미 / 우다영
교차점 / 김승연
우물쭈물 게임북 / 이현호
타이밍의 예술 / 정명국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죽음 앞에 한 사람이 수동적으로 굴었다고 질타할 일은 아니다. 자연사를 감히 누가 거스를 수 있을까. 나도 우물쭈물하고 있고, 하루하루 버텨내며 세상에 오래 머물려는 필부필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자연사―사고사가 아닌 재난사―사건사 앞에 한 사회가 수동적으로 구는 것은 커다란 문제가 된다. (…) 내가 뭐라도 되는 양 시답잖은 훈계를 하려는 게 아니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사건을 사고로 위장하는 목소리가 반복되는 기이한 현상, 거기에 힘을 실어주는 이상한 보도에 ‘가만히 앉아’ 침묵할 수 없었을 뿐이다.
― 허희, 「타이밍이 (안) 중요한 건 가봐」
마음도 몸인데, 마음에 남은 감각은 어떻게 지워야 하나.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지울 수 있나. 지워지지 않고 그 위로 켜켜이 쌓일 뿐인가. 흐르는 시간만큼 감각은 두껍게 쌓여만 갈 텐데,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감각이 가장 깊은 곳으로 꺼져가고 있을 것이 애가 탔다. 애타는 감각 역시 언젠가 가장 밑바닥에 내려앉아 보이지 않게 되겠지. 그럼에도 남아 끊임없이 그것을 그리워하게 만들겠지. 그리고 그러한 그리움은 생의 마지막에 가서야 끝이 날 것만 같다.
― 김선오, 「죽음에도 타이밍이 있다면」
나는 용기를 내서 떠나온 이 여행이 그에 대한 추억으로만 점철될까 봐, 추억을 떠올릴 때 그가 내 곁에 없을까 봐, 그래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여행이 될까 봐 두려웠다. 그런 견딜 수 없는 조급증 역시도 사랑의 한 형태라는 것을 알기에는 나는 좀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 정지향, 「소설로는 쓰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