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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018957
· 쪽수 : 158쪽
책 소개
목차
문예단행본 도마뱀을 시작하며 / 편집부
종말이 오기 전에 폴짝! / 박은정
새 / 이병률
경력 탕진잼 / 조수진
흥청망청 살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 / 한경록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 / 김봉현
경계면 / 이소연
우리가 있었다는 사실 / 오경은
탕진잼 / 백영옥
좋아서 하는 거 / 김준성
노 스트레스, 장미의 기분 / 장은주
탕진잼의 육하원칙 / 김마스타
다운 라이프 / 백민석
슬기로운 ‘덕후 생활’은 가능할 것인가? / 백남주
만년의 문자 / 이유진
동해 / 이현호
불안을 잘게 찧자, 달콤한 나의 탕진잼 / 김나리
세계를 다시 만들기에 충분히 좋은 재료니? / 김재훈
지뢰찾기 덕분에 무탈하게 / 이소영
백 살이 되면 / 황인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마음먹은 대로 흥청망청 퇴직금을 쓰는 동안, 가슴속 응어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이것은 그저 돈을 흥청망청 쓰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응당 받아야 할 보상을 받지 못해 울증과 광기의 조증으로 헤매던 날들이 지나고, 이제 나는 누구보다 귀한 사람이라는 생각.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야말로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나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인생에서 아주 가끔, 이렇게 탕진 인간으로 살아봐도 좋지 않겠는가.
― 박은정, 「종말이 오기 전에 폴짝!」
보통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 궁금한 게 많아진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 반대다. 궁금한 점이 점차 많아지는 그 사람을 알아가게 되면서 그 사람에게 마음이 가게 되는 거다. 내가 나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지고 나를 알아가게 되면 나 자신에게 마음이 간다. 우리는 마음이 가는 누군가의 상태를 자꾸 살피게 되고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어떻게 하면 그이를 진정 행복하게 할까 고민한다. 같은 논리다. 나를 자꾸 살피고 사랑하게 되면 어떡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 조수진, 「경력 탕진잼」
짜다고 철든 게 아니듯 쓴다고 철없는 건 아니다. 모든 절약이 존중받아야 하듯 모든 소비를 보는 관점도 존중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다시 탕진잼의 사전적 정의로 돌아가 본다. ‘낭비’라는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보통 ‘꼭 필요한 것’ 외의 물건을 샀을 때 그걸 낭비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기준은 누가 정한 걸까. 어쩌면 이건 그냥 우리가 어릴 때 배워서 외워놓은 소비 엄숙주의가 아닐까.
― 김봉현,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