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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88937412257
· 쪽수 : 452쪽
· 출판일 : 2016-06-17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 불면의 꿈
타인을 앓다-최근 젊은 소설가들의 공감 능력에 대하여
소설의 재미는 어디에서 올까?
재난 서사의 마스터플롯
지금 여기의 비극, 당신의 고통-김애란, 조해진, 김이설의 장편 소설들
매개된 위안과 무위의 힘
공간의 계급 경제학-윤고은론
‘진짜’라는 유령
포스트 Y2K 시대의 서사
패션으로서의 문학
장르로서의 청소년 소설
돌아온 탕아들의 수상한 귀환
무엇을 원하는가-2000년대 이후 한국 소설의 욕망
한국 소설의 새로운 문제, S.F(Symptom Fictiom)
2000년, 소설 그리고 뉴로맨서의 개인 암호
2부 증상의 고백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윤고은 『밤의 여행자들』
캐리어 혹은 탈구된 영혼에 대하여-김혜진 『중앙역』
이어폰을 낀 혁명가-김사과『미나』
웰메이드 픽션 정찬 레시피-조현『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세계의 암전과 환상-황정은론
부유하는 소설의 닻, 이야기-김연수『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어른을 위한 연애 성장 테라피-김경욱 『동화처럼』
현재적 작가의 힘-박완서『살아 있는 날의 시작』
의젓한 역설과 치열한 모순의 신화-이승우『그곳이 어디든』
지독한 욕망의 퍼즐-권지예 『퍼즐』
황홀, 경-박상우 『인형의 마을』
그녀, 소설을 먹다-김희진 『욕조』
나쁜 소설이 오다-박금산 『아일랜드 식탁』
불가능한 욕망의 대화법-안성호 『누가 말렝을 죽였는가』
네오 나르시스의 실험실-장은진 『앨리스의 생활 방식』
소문의 재구성-하재영 『스캔들』
무혈의 성장 드라마-임정연 『질러』
저자소개
책속에서
최근 젊은 작가들에게서 발견되는 동시대성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성적 도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세상을 증오하거나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연루된 채 그것을 깊이 받아들이고 공감의 언어로 재구성해 낸다. 동시대의 고통받는 신체들을 재구성한 인물들이 그 상처를 통해 현재를 증명한다. 상처에 대한 주목과 그것의 묘사는 동시대 작가들의 중요한 미학적 덕목이자 도덕적 문제이기도 하다. 동시대의 젊은 작가들의 눈이 머물고 긴 묘사로 서술되는 부분은, 타자의 상처를 발견하는 순간이다.
최근 한국 소설에서 나타나는 가장 눈에 띄는 경향 중 하나가 바로 정보의 개연성 있는 재구성이다. 브리콜라주 혹은 지식조합형 소설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경향에서 강조되는 것은 바로 개념적 상상과 구축이다. 정보와 지식이라는 수식어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이러한 경향의 소설에서 가장 배제되는 것은 바로 물리적이며 육체적인 경험이다. 정보나 지식은 이념이며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재조립하는 것은 일종의 무형의 것들이다. 상상의 접속이 현실적 체험의 사실성을 상회하는 것이다. (중략) 이러한 최근의 소설들이 재미없는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객관적 반영이 부족하고 주관적 판단이 없기 때문이다. 판단 부재를 상상으로 메꿀 때, 독자는 몰입하지 못한다.
재난의 서사는 재난을 상상하지 않고는 불안을 견딜 수 없는 강박증 시대의 마스터플롯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작가들이 종말과 재난을 연결 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소한 대리 표적으로 감춘 일상적 불안의 실체를 벗겨 낼 때 사실 그것은 도망할 곳 없는 현재이며 결국, 생존이란 숭고함을 잃은 채 벌거벗은 공포를 견디는 것뿐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