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중동/튀르키예소설
· ISBN : 9788937413483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21-03-29
책 소개
목차
전기 기사 나와브딘 11
살리마 36
준비하라, 준비하라 88
불에 탄 여자 142
다른 방에는 다른 놀라움이 164
파리의 귀부인 210
릴리 251
망가진 남자 336
옮긴이의 말 377
책속에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나와브는 자신이 좋아했던 사근사근한 여자와 결혼을 했다. 그녀는 엄청나게 다산을 했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아홉 달 간격으로 아이들을 줄줄이 낳았는데, 마지막에 고대하던 아들이 나올 때까지 딸들만 계속 낳았다. 그래서 나와브는 갓난애부터 열한 살에 이르는 딸 열둘과 아들 하나를 두게 되었다. 만약 그가 펀자브 주지사였다면 지참금 때문에 거지가 됐을 것이다.
그는 하나밖에 없는 전구 밑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얼굴이 홀쭉하고 어깨가 굽은 그는 늙어 보였다. 최악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겁먹은 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는 어떻게 되죠?” 그녀가 물었다. “아이를 도와주실 건가요? 아기가 크면 직장을 구해 주실 건가요?”
“그때가 되기 한참 전에 나는 죽고 없을 거야.”
“나를 사랑했다고 말해 줘요.”
“당연히 사랑했지. 지금도 그렇고. 내가 너를 더 사랑했어.”
그녀는 무릎에 턱을 괴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그녀가 눈 화장을 한 것을 보았다.
“사람들 말로는 당신이 죽어 가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녀가 그들 사이에 있는 뭔가를 부드럽게 하려는 것처럼 조용히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그에게 차를 부어 주고 설탕을 타서 건넸다. 그는 그녀가 다시 앉는 것을 보면서 다시는 그녀와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