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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시론
· ISBN : 9788937426605
· 쪽수 : 454쪽
· 출판일 : 2009-05-08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 수사(修辭)와 어법(語法)
1. 은유와 환유의 변주 - 서정주
2. 한국 자연시의 은유 구조 - 박목월·박용래
3. 극적 구성과 미적 거리 - 김소월
4. 시의 어법과 세계관 - 한용운
5. 시의 화자와 감각의 변용 - 노천명
6. 음성상징과 민족어의 울림 - 김영랑
7. 설화 텍스트의 이미지 변용 - 서정주·김춘수
2부 서정(抒情)과 시사(詩史)
1. 서정의 본질과 변모 양상
2. 한국 시 전통의 계승과 확장
3. 현대 문학과 상상력의 총체성
4. 근대 문화 수용과 서정의 형상화
5. 전후 모더니즘과 서정시의 확장
6. 한국 여성시의 존재 탐구와 언술 구조
7. 한국 현대 여성시사의 새로운 지평
8. 국어국문학 연구의 확장과 연계성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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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수사는 서정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이며 서정은 수사를 숨 쉬게 하는 공기이고 따뜻한 빛이며 장력이다. 수사와 서정이 함께 어울려, 비로소 시의 생명을 품는 잘 빚어진 항아리가 탄생한다. 수사와 서정은 그래서 시의 또 다른 이름이다.
평생을 시를 읽고 가르치고 공부하며 살아왔다. 나의 옆에는 항상 시를 읽는 학생들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한 계절의 굽이굽이마다 시의 나무는 한층 무성해졌다. 초록의 이파리를 흔들며 일제히 꽃을 틔우는 시의 이미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리듬을 노래하는 시의 운율, 우주의 순환을 지켜보는 시의 상징들, 생과 죽음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시의 역설. 시의 나무 아래에서는 항상 새로운 삶의 진경들이 펼쳐졌다. 깊은 숲이 열리고, 숲은 다시 길고 어두운 터널로 이어졌다. 그리고 언덕 너머에서 천지를 흔드는 폭풍이 밀려오기도 했다.
한 편의 시가 내뿜는 찬란한 불꽃을 따라 참 길고 먼 여행을 했다. 불꽃이 사그라지는 것을 마지막까지 지켜보며 타고 남은 언어의 조각, 이미지의 부스러기, 상징의 흔적까지도 모아 담는 것이 나의 일이다. 시의 씨앗을 담은 언어의 항아리들을 하나씩 쌓다 보니, 아, 이제 뜰이 가득하다. 작은 항아리 안에서 시어들은 다시 휴식하고 대화하면서 부활의 꿈을 꿀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브룩스의 ‘잘 빚어진 항아리’가 그렇듯이, 이 작고 견고한 항아리는 다시 찬란하게 불사조로 비상할 것이다. 그날, 또 어떤 시의 길이 열릴 것인가?
-「책머리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