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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7434884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17-11-17
책 소개
목차
1부 이제 세상은 월요일, 오후의 시작
오동나무
포로교환
마네킹
한 마리의양
묵언
아리조나 카우보이
시를 쓰면 비명도 날개가 된다
악의 꽃
나는 거리에서 산다
2부 맥박과 커서
순간
용접
속도
근원
시인의 손은 늘 어리둥절해야 한다
닿으면, 꽃
모니터를 새〔鳥〕로 만드는 방법
이미지와 놀다
오토바이, 모터사이클, 바이크
2095년 래퍼 구보 씨의 일일
‘그 꽃의 끝을 본다는 것’
3부 세잔의 방식으로
본다
‘사과’의 탄생
생각하지 않고 먼저 본다
쓰지 않고 먼저 그린다
언어를 지우지 않고 여백을 지운다
세잔의 손
나는 부재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방에 앉아 방을 궁금해하다
피 묻힌 손은 보여 주지 않는다
4부 기계가 좋다 무당이 좋다
지하철역
노란집
산 것/살아 있지 않은 것
콩알만 하게/뜨겁게 만져지는 것
언덕
춘수 선생의 ‘꽃’
돌
최소주의
기계-무당 (1)
기계-무당 (2)
5부 격렬한 내부를 가진
오갈피나무와 부용과 코끼리와 앵두밭과-김춘수
김혜순 시/인을 구성하는 23개 또는 2023개의 거울
안상수 날개 사전
김행숙으로부터 김행숙으로까지
‘복자수도원’의 그이, ‘언니 하나님’ 되다-이진명
절벽을 더 높이 세우는 일에 몰두하는, ‘두루미-천남성’ 인간-조용미
사막에서 강영숙을 만나다
하드보일드-수도승-김경욱
이만하면 괜찮다, 시 하는 일-김사인
친구들이 가는 방향의 어딘가에서-세 편의 축사
네 개의 몸 또는 네 개의 이미지-오규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누군가 다소 진지하게 인생관을 물어 왔을 때 나는, 기회주의자는 아니고 ‘순간주의자’예요, 라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너무 먼 시간은 생각하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가고 싶은 데 가고 보고 싶은 거 보며 살아요, 우리는 언제 사라질지 몰라요, 그랬더니 그 사람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많이 웃었다. 물론 내 말은 농담조였지만 심정적으로는 진심에 가까웠다.”
“스물 몇 살 때, 시 비슷한 것 하나 쓰면 너무 좋아서, 매일매일 가방에 넣고 다니며 보고 또 보고 했었다. 카페에서도 보고 버스에서도 보고 자기 전에도 보고 혼자 낄낄거렸다. 스스로 의기양양해져 걸을 때에도 소읍의 불량배처럼 걸었다. 한 가지를 계속하면 더 사무쳐야 하고 더 단순해져야 하고 더 무모해져야 하는데, 왜 그렇지 못할까. 지금부터 다시 그 시간으로 걸어가야겠다. 나는.”
“시를 쓰면, 내가 세상의 어딘가와 닿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 어려서부터 내게는 늘 세상이 낯설었다. 내가 바라고 있는 창밖이 낯선 것이 아니라 내 두 다리로 딛고 서 있는 창 안이 낯설었다. 자라 모르는 사람보다는 바로 옆 사람이 더 낯설었다. 세상에 대한 이러한 느낌은 죽음을 겪기 전부터 시작된, 태생적 불안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사람들이 북적대는 세상 속으로 몸을 쑥 집어넣지 못하리라는 것을 어려서부터 직감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