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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37463969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1-12-10
책 소개
목차
모래 사나이 7
이그나츠 데너 63
팔룬의 광산 140
작품 해설 183
작가 연보 196
리뷰
책속에서
나는 마치 인간의 얼굴들이 주위에 보이는 것 같았어. 그런데 얼굴들에 눈은 없고—그 대신 소름 끼치는, 깊고 검은 구멍이 나 있었어. “눈을 줘, 눈을 달라고!” 코펠리우스가 둔중하게 울리는 목소리로 소리쳤어. 나는 격심한 경악에 확 사로잡혀 비명을 질렀고 은신처에서 바닥으로 뛰쳐나왔어. 그러자 코펠리우스가 나를 붙잡았어. “작은 짐승!—작은 짐승이로구나!” 그가 이를 드러내 보이며 염소처럼 떠는 목소리로 말했어!—그러고는 나를 낚아채서 화덕 위로 던졌고 그 바람에 불꽃이 내 머리카락을 그을리기 시작했어. “이제 우
리한테는 눈이 있어.—눈—아이의 예쁜 눈 한 쌍.” 코
그는 계속해서 안경을 꺼내 놓았고 그 바람에 탁자 전체가 기이하게 반짝이고 번쩍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눈이 쳐다보고, 경련하듯 움찔대고, 나타나엘을 응시했다. 하지만 그는 탁자에서 눈길을 돌릴 수가 없었다. 코폴라는 계속해서 안경을 놓았고 불타는 눈빛들이 점점 더 격렬하게 뒤섞이면서 핏빛 광선을 나타나엘의 가슴으로 쏘았다. 그는 미칠 듯한 경악에 사로잡혀 고함을 질렀다. “그만! 그만, 이 끔찍한 사람 같으니!”
어느새 그는 아직 춤추자는 청을 받지 않은 올림피아 옆에 바짝 서 있었고 간신히 몇 마디 더듬더듬하면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올림피아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그는 자신의 몸이 끔찍한 죽음의 한기로 전율하는 것을 느꼈다. 그가 올림피아의 눈을 응시하자 그녀의 눈은 그를 향해 사랑과 동경을 한껏 발했고 이 순간 마치 차가운 손에서 맥박이 뛰고 생명의 핏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타나엘의 안에서도 사랑의 쾌감이 더욱 불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