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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음악가의 초상

젊은 음악가의 초상

이강숙 (지은이)
  |  
민음사
2011-06-24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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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미지

젊은 음악가의 초상

책 정보

· 제목 : 젊은 음악가의 초상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3707
· 쪽수 : 248쪽

책 소개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평론가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총장을 지낸 소설가 이강숙의 장편소설. 장편소설 <피아니스트의 탄생>, 소설집 <빈 병 교향곡>에 이은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자전적 소설인 <젊은 음악가의 초상>은 그가 지금까지 음악교육가로서 일선에서 뛰었던 현장 경험이 곳곳에 녹아 있는 음악소설이면서 음악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인간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목차

서주(序奏)/ 썰매/ 상주가 된 철우/ 부엌/ 끈끈한 액체/ 수음/ 욕정/ 소풍/ 최초의 데뷔/ 학예회/ 청라산/ 음악실을 나와서/ ‘그 소리’/ 초콜릿/ 어머니 목소리/ 강당/ 검은 물건/ 피아노를 찾아/ 콩쿠르/ 입시/ 오주하/ 외삼촌이 돌아가셨다/ 두 선생/ 병/ 병구의 주장/ 기가 죽는다/ 식모 아줌마/ 중국집/ 당구장 아줌마/ 병구와 싸우다/ 3층 교실/ 벌서는 학생/ 이소원 선생/ 고해성사/ 「월광곡」/ 천국/ 너 자신을 팔아라/ 기적/ 축음기/ 담임선생/ 피아노에 다시 불붙다/ 마태복음 5장 28절/ 「월광곡」 연주 시도/ 악보를 만나다/ 중앙 진출/ 기차 안에서/ 서울에 도착하다/ 사촌 누이 집 / 밤 산책/ 다방 종업원/ 술집 여자/ 자살 충동/ 배재 학당/ 귀향/ 포목점/ 방송국/ 두 얼굴/ 홍수/ 최상의 나/ 탈출

저자소개

이강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를 졸업한 후 미국 휴스턴 대학에서 음악문헌학으로 석사를, 그리고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음악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최초의 음악학자로서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교 조교수를 지낸 후 서울대학교에서 15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KBS교향악단 초대 총감독을 역임하였으며 1992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교장으로 6년 동안 음악원을 포함한 6개원의 체제를 확립하였으며 1998년에는 초대 총장으로 취임하여 2002년까지 3대 총장까지 연임하였다. 10년간 한예종의 총장으로서 우리나라 음악교육과 예술교육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에는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5년에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1998년 《 현대문학》에 문학적 기질을 발휘하는 명 에세이 「 술과 아내」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서의 발을 내딛었으며 2001년에는 단편 『빈 병 교향곡』으로 등단, 그 이후로 소설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2013년에는 단편 『반쯤 죽은 남자』로 제39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20년 12월 향년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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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사과는 빨강이지?
- 응.
- 사과는 빨강이라는 것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인 거야.
-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건데.
- 사과를 그리려고 할 때 그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으면 사과를 그릴 수 없다는 뜻이야.
- 그건 또 무슨 소린데.
- 사과는 빨강이니까 종이 위에 빨간색만 칠해 봐, 어떻게 되는지.
-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거야?
- 닮게 그리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거야. 사과를 그린다는 말은 저기 있는 사과를 캔버스에 사과와 닮은 형상을 옮겨 놓는다는 이야기 아닌가?
- 그런데?
- 닮게 그리려면 말이야. 사과는 빨강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사과 색깔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는 거야. 다시 말하면 과거에 배운 것은 잊어버리고 새로 배워야 한다는 거야.
- 새로 배운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 사과를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거지.
-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 대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사람은 사과의 색깔을 반드시 빨강만으로 보지 않아. 사과 꼭지가 붙어 있는 곳은 움푹 파여서 빨갛다기보다는 검게 보이거든. 햇빛이 많이 비치는 사과의 어깨 부분은 햇빛과 빨강이 섞여서 노랗게 보일 때가 있고. 사과를 이렇게 보는 눈이 바로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관찰하는 눈이라는 거야.
- 처음 듣는 이야기네.
- 다시 말해 볼까. 사과는 빨갛다고만 생각하는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사과를 볼 수 없다는 이야기야. 사과의 어깨 부분 밑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어깨 위쪽보다 햇빛을 덜 받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빨강이라기보다 검은색과 어울려 있거든. 사과를 자세히 한번 보라고, 내 말이 틀렸는지.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워 온 것을 잊어버리고 고쳐 배울 줄 알아야 닮게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거야.
- 고쳐 배워?
- 그래, 고쳐 배우는 거야. 고쳐 배우눈 것은 자기 마음을 끝없이 갈고 닦아야 하는 고행의 길이야.


잘산다는 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그 일을 성공시키는 삶이다. 잘 산다는 건 인간답게 사는 삶이다.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피아노 구걸 때문에 어느 교회에 들렀을 때 그 교회 목사의 설교로부터 들은 인간의 삶이다. 즉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사마리아 사람의 삶이다. 출세한 사람이 인간답게 살지 않는 수많은 사례를 밤낮으로 보면서도 왜 출세 출세를 외치는가. 이런 생각을 하는 철우는 위선자의 목소리를 듣고 분노가 치민다. 얼핏 보면 담임의 말이 학생의 삶을 위한 말 같아도 안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왜 그럴까. 담임이 하는 말을 액면 그대로 들으면 될 터인데 그 말의 저의를 듣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렇다. 담임은 교장의 꼭두각시다. 일류대 합격자 수 늘리기가 지상명령이다. 자기 반 학생의 일류대 합격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유능한 교사가 되고 그렇게 되면 교장의 총애를 받게 된다. 총애를 받게 되면 더 잘 먹고 잘살게 된다. 그래서 담임은 교장이 원하는 대로 한다.
만일에 교육의 신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학교의 전통으로 교육의 신을 배반한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류 대학 합격자 수를 늘리는 것은 학교의 이익이다. 그래서 그런 전통을 세우려는 것이다. 그 전통과 교육의 신이 원하는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왜 철우의 마음에 드는 것일까. (중략) 철우는 교육과 일류대 합격의 관계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다가 ‘교육의 신이 원하는 교육이 반드시 합격일까.’라는 생각도 한다. 철우는 교육의 신을 무시하는 교육은 모두가 위선 교육이라는 생각으로 결론을 낸다.
―「담임선생」


철우는 계속 목이 마르다. 닮았다는 것을 알려면 그것을 알게 하는 수단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목을 타게 한다. 얼굴이 비치는 거울이 있다면 노래를 비치는 ‘노래 거울’ 같은 것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목을 더 타게 한다. 라디오 가게 앞에서 스치는 상념들에 사로잡혀 그것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는 철우는 정체불명의 이런저런 생각을 타고 「홍수」의 막이 내리는 것을 본다. 온몸에 진땀이 주르르 흐른다. 「홍수」가 무대 뒤로 사라진 극장가를 등 뒤에 놓고 철우는 자기 노래를 찾아 어둠 속에서 뛴다. 정신없이 뛰고 또 뛴다. 고쳐 배움을 통해 더 나은 노래 거울을 찾으려고 얼마나 뛰었는지 모른다. 한 백 년은 뛰었을까. 철우의 발길에 새벽녘의 희미한 빛이 스미기 시작할 무렵이다.
저 멀리 동지를 만나기나 한 듯이 어떤 사람이 연민의 정을 안고 고쳐 배우려고 뛰어오는 철우를 바라보고 서 있다.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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