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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39205956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08-05-26
책 소개
목차
연제태후
준랑의 혼인
변신
혜성가
천관사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둥둥둥. 북소리가 땅을 훑었다. 귀를 찢을 듯한 꽹과리 소리와 사람들의 노랫소리는 하늘로 떠올랐다.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묘시경부터 노래하고 춤추며 서라벌 시내를 돌고 돌아, 형장에서 이제 오 리 안짝쯤으로 가까워진 사라들은 절반쯤 미쳐 있었다. 사람들의 노랫소리는 곧 쳐들어올 듯 가까워졌다. 또 멀어지기도 했다. 오색으로 알록달록 치장한 허수아비의 먼 형체가 숲 그늘 옅어지는 서쪽 방향 어디쯤에서 눈을 속이듯 휙 지나쳤다가 감감히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후어어잇, 목을 쳐라!"
"신령한 나랏님을 속이고 오랑캐의 풍습을 따르는 자, 목을 쳐라!" - 본문 37쪽에서
어둑한 동굴 안에서도 영랑은 앙탈하는 준랑의 볼이 복숭아처럼 붉은 줄을 알겠다. 영랑이 준랑의 어깨에 턱을 얹으며 돌아앉은 준랑의 허리에 팔을 감으니, 준랑은 감겨오는 영랑의 팔을 짐짓 밀쳐낸다.
"이보게 준랑, 내 마음을 알아주게. 장차 자네가 승진하여 선랑이 되고 큰화랑이 되면 내 처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야. 내가 화랑의 대대를 받은 지 어언 이십일 년이요 큰화랑이 된지도 어언 칠 년이구먼. 내 여러 화랑을 모시었고 여러 화랑을 길러보았건대 단언할 수가 있겠네. 자네만큼 용력이 특출하고 자색이 뛰어났던 이는 없었네. 그 세월 동안 문하에 여섯 명의 부제화랑을 두었으니 모두 피를 나눈 형제보다 가깝고 자식을 낳은 아내보다 애중하게 여겼으나 그중에서도 준랑 자네만큼 어여쁜 사람은 없었네그려. 큰 강이 흐르매 굽이와 언덕을 만나 물이 나뉘고 또 갈라지겠으나, 가장 큰 줄기는 흩어짐 없이 중심의 자리를 지키니, 준랑, 자네를 애중히 여기는 내 마음이 그 큰 강줄기와 같네. 내 마음을 헤아려줄 수는 없겠는가?" - 본문 81~8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