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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88946047242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3-06-30
책 소개
책속에서
- 정: 우리 잘 해보자! 그래갖고 아픈 언니들도 어떻게 좀 정부에서 도와주든지, 몇 개월이라도 보름이라도 일주일이라도 보상을 받고 언니들이 돌아가셔도 돌아가셔야지. 그런 것도 하나도 받지도 못하고……. 그래서 (미군)부대 앞에서 사는 언니들이 집값이 싸기 때문에 거기를 못 떠나는 거여. 이런 데는 비싸잖아. 그놈의 부대 앞에는, 옛날에 자기가 살아왔던 요만한 하꼬방집[판잣집: 상자를 의미하는 일본어 하코(箱)에서 유래된 말] 같은 데, 고런 데는 집이 싸니까는, 그런 데 사는 거지. 맨날같이 거기를 돌아가실 때까지 떠나지를 못하잖아. 떠나고 싶기는 싶은데 못 하는 거 오죽할 거야. 집세는 비싸고…….
- 현: 언니들이 정부에 안 당한 걸 당했다고 하는 거 아니니까,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조금이라도 언니들께 해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정말 좋겠어.
김정자가 한 창문을 가리켰다. 인신매매된 며칠 후에 도망치다 붙잡혀 감금됐던 방이라고 했다. 그날 방에 갇힌 채 그녀는 깡패들에게 집단으로 폭행을 당했다. 그 후로도 경찰에 신고했다고, 또는 미군이 사주는 밥을 먹었다고, 미군을 끌고 오지 못했다고 깡패들에게 구타를 당하곤 했다. 그 창문 앞에서 그녀가 무너져내렸다.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주저앉아 오열을 했다.
- 정: 이 골방에서…… 흑흑흑…… 이 골방에서 갇혀서 맞고…… 흑흑…….
김정자가 순간 멈칫하는 것 같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 정: 하늘을 지붕으로 삼고, 땅을 방바닥으로 삼고, 그러면서 미군을 받았다……. 동지섣달에 구덩이를 이렇게 파구서, 거기에 들어가 팔으라 하면 팔고…… 몸을…… 한 놈 하고 나면은 고담에 또 딴 놈, 또 딴 놈, 또 딴 놈……. 씻지도 못하고…… 빤스를 어찌 입어…… 빨리빨리 해서 돈 벌어갖고 내려와야 되는데……. 돈이나 줘? 어쩔 땐 담요 줘, 미군 담요. 지네들 먹는 밥, 말라붙은 거, 그거 줘. 그거 들고 담요 들고 새벽쯤 돼서 내려와야지. 환할 때 거기 올라댕기는 거 알면 또 잽혀갈까봐. 살아온 게 진짜 …… 죽지 않고 여기까지 이 나이 먹도록 살아온 것만 해도 진짜…… 참…… 살아온 게 미쳐버리겠다…… 흑흑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