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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46068292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내부고발자, 그들은 누구인가
제2장 내부고발자의 고난과 시련
제3장 자기보호 전략과 방법
제4장 한국의 보호·보상제도와 사례
제5장 교훈과 과제
제6장 미래의 내부고발자를 위하여
책속에서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법률이 시행된 지 10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현실은 애초에 기대했던 바와 거리가 멀기만 하다. 법을 통해 내부고발자를 보호한 사례도 있지만, 내부고발자가 적절하고 충분하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 역시 끊임없이 들려온다. …… 사회 구성원 역시 이들을 진정으로 끌어안는 학습과 노력이 부족하다. …… 국가의 품격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일류 국가를 꿈꾼다면, 구성원이 먼저 사회 전체에 대한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내부고발에 대한 법적 보호 수준이나 사회의 태도 변화가 부족한 만큼, 내부고발자도 스스로 보호받고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내부고발은 의로운 일이지만, 내부고발자는 자신의 도전과 성취에 앞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도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의 집필은 필자들의 이러한 인식과 의도, 소망에 기초한 것이다.
육군 9사단 이지문 중위는 1992년 3월 22일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군 부재자투표 과정에서 공개투표, 대리투표와 여당 지지 정신교육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이 중위를 근무지역 무단이탈로 구속했다. 또한 해당 부대 장교와 사병 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위의 증언이 허위였다고 발표했다. 이 중위가 좌익 운동 세력과 연계되어 있다며 고발 동기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그러나 현역 군인 200여 명이 공선협과 언론사 등에 익명으로 군 부재자투표 부정에 관해 제보하고, 특히 통신사령부의 이 모 일병이 추가로 관련 사실을 고발하자, 국방부는 여당 지지 정신교육과 대리투표 행위가 실제 몇몇 부대에서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중위는 그 후 기소유예로 석방되고 이등병으로 파면 조치되었으나, 3년간 법정투쟁을 벌이는 동안 전역 군인들이 이 중위의 고발 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해줌으로써 1995년 2월 대법원으로부터 파면 처분 취소 확정 판결을 받아 중위 신분을 회복하고 명예전역을 했다. 그의 고발 이후 국방부는 투표제도를 개선했다. 군 부재자투표 장소를 영외로 바꾸고 1992년 12월 대통령선거부터 이를 시행하면서 군 부정선거 시비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재일 씨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당시 연구원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출장비와 연구비를 횡령한 사실을 신고했다. 이 씨에 따르면, 해당 연구원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출장 계획을 만들거나 연구 계획을 위조하여 기안하고 금액을 타내는 수법으로 횡령한 금액이 개인카드 사용, PDA 구입 등의 비용으로 유용되었다. 이 씨는 이러한 부당한 행위에 동조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거부했으며, 이에 대한 사례를 수집해 내부감사를 의뢰했으나, 감사팀은 공문을 통해 오히려 청구인이 이 씨임을 공개하여 신분을 노출시켰다. 이후 공개적인 집단 따돌림, 언어폭력 및 상해 위협,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피해로 괴로워하다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국가청렴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2004년 10월부터 21개월 동안 직원 318명이 모두 1,235건의 국내 출장을 거짓으로 신고하여 출장비 4억 8,000여 만 원을 횡령한 것을 확인했다. 이 씨는 2006년 8월 해직되었으나, 그녀의 제보를 계기로 공무원 여비 규정은 개선되었다.